[조정원] 화웨이는 어떻게 5G 주도권을 확보했나 《프레시안》 2022.8.5.

by 마르셀 posted Nov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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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어떻게 5G 주도권을 확보했나 (pressian.com)

 

화웨이는 어떻게 5G 주도권을 확보했나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수학 인재들의 활용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중국은 행렬론, 편미분방정식, 수치해석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연구 성과들을 발표하면서 수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화뤄겅(华罗庚, 1910 - 1985), 미분기하학의 대가 천싱선(陳省身, 1911 – 2004) 등의 걸출한 수학자들을 배출하였고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중국과학기술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수학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이들은 학술 연구뿐만 아니라 수학을 응용할 수 있는 여러 분야에 진출하여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는 수학의 응용을 통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5세대 인터넷(5G) 인터넷 통신장비와 5G 기술 연구개발 수요가 발생하면서 중국의 수학 인재들이 각광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현재 5G 통신장비와 5G 기술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 기업 화웨이는 중국의 수학 인재들과 해외의 수학 전문가들의 역량과 연구성과를 활용하여 5G 기술의 발전을 구현하고 있다.

 

5G 통신장비와 5G 기술에서 화웨이가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게 된 데는 창업주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5G 기술 발전에 있어서 수학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5G 기술의 상용화에 필요한 국내외 수학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과 연구성과들을 활용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런정페이는 화웨이의 5G 기술의 연구개발에 유용한 해외 수학자들의 연구성과들을 발굴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5G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 왔다.

 

화웨이는 터키 빌켄트대학 에르달 아리칸(Erdal Arikan) 교수의 폴라코드에 대한 연구에서 코딩 성능을 향상시키고 설계의 복잡함을 줄이며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안정성에 강점이 있는 폴라코드의 강점을 발견하고 폴라코드를 5G에 활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5G가 인터넷과 인터넷 통신 장비의 새로운 기술표준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화웨이는 유럽의 수학 강국인 프랑스와 러시아에 수학 연구소를 설립하여 현지 수학자들과의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화웨이는 2017년부터 2002년에 필즈상을 수상한 프랑스 수학자 로랑 라포르그(Laurent Lafforgue)와 대수기하학을 활용한 연구개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화웨이는 러시아 수학자의 2G, 3G 무선 인터넷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를 활용하여 유럽에서 4G, 5G 통신장비와 인터넷을 보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가 본격화된 2019년부터 중국과 해외에서 선도 기술의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천재소년(天才少年)들을 영입하여 화웨이가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중국에서 화웨이의 수학 인재 활용과 수학을 활용한 5G에서의 성과들을 소개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로 인해 중국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수학 문제들을 풀게 하고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를 위한 학습과 훈련을 권유하는 경향이 발생했다.

 

그러나 런정페이는 중국 국내의 수학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과 수학올림피아드 입상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을 다수의 학생들에게 실시하는 것은 창조적인 사고와 추리적 사고의 발달, 사상가의 배출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고 중국의 국내 교육의 방향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였다.

 

우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상식적인 지식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함을 강조했다. 런정페이는 논리의 전제는 복잡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상식이며 탄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 보편적인 상식을 전제로 활용하여 논리적인 접근을 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런정페이는 서양에서 논리학을 초등학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점을 참고하여 중국의 초등학교에서도 기초 논리학 과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변증법 교육은 학생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 변증법에서 다루는 인류 사회의 운영 법칙을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성인의 연령대에 진입한 대학의 학부 재학 중에 변증법 교육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해외 수학 인재와 해외 수학자들의 연구성과를 활용한 5G 분야에서의 성과 창출은 중국의 다른 하이테크 기업들이 미국의 견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과 중국은 5G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주요 기업들 간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하기 때문에 수학과 기초과학의 학술연구 성과들을 활용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런정페이의 중국 교육에 대한 제언은 한국의 교육에도 참고할 만한 시사점들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학생들의 흥미와 장래 희망과 연계되지 않은 성급한 조기 교육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은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학생들의 바람과 자신들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학생들이 정말 원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해서 자신의 진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내의 대학 학부 과정에서 수학을 보다 흥미롭고 여유 있게 접하고 현대 사회와 산업에서의 수학의 다양한 용도를 접할 수 있는 교양교육 과정들을 개발하고 실행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수학에 관심을 갖고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지식을 전제로 해서 논리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능력,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글로 쓸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대학의 학부 과정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도 논리학과 논리적인 말하기,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교양교육과 교과 외 수업 커리큘럼의 실행과 활성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