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기억 전쟁 한복판에 있는 동북아시아, <난징1937>을 떠올리다, 《프레시안》, 2023.06.09.

by 마르셀 posted Sep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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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쟁 한복판에 있는 동북아시아, <난징1937>을 떠올리다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 영화 <난징1937>을 통해 본 평화 공존 서사의 가능성

 

 

 

기억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동북아시아

 

지금 동북아는 기억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해결되지 않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중미 패권 갈등 속에서 소환된 중국의 항미원조 기억과 냉전 시기와 다름없는 전쟁관을 담은 항미원조 영화 등은 동북아에 고통을 안긴 침략과 상처의 기억이 각국의 정치적 필요에 맞게 탈역사화 혹은 과잉역사화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이에 동북아의 평화공생을 위한 문화적 서사로서 우즈니우(吳子牛) 감독의 1995년 영화 <난징1937(南京1937)>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 영화는 중일전쟁 초기인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대량학살인 '난징대학살(南京大屠殺)'을 소재로 하여, 일본군의 만행과 중국 인민이 겪은 상처를 다루고 있다. 

 

단 6주간 최소 26만 명에서 최대 35만 명의 군민이 희생된 난징대학살은 중국인에게 중일전쟁에서의 대표적인 민족 비극으로 기억된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 후반부터 난징대학살 소재의 영화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본군의 잔악함에 초점을 맞춰 중국 인민의 비극을 재현하는 기존 방식에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 영화 <난징1937>부터다. 

 

민족 경계에 선 인간과 제노사이드, 영화 <난징1937> 

 

1937년 상하이가 일본군에 점령되자 주인공 청시엔은 임신한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고향인 난징으로 피신하지만, 이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거처를 구하고, 의사인 그는 환자를 돌보고 아이는 학교에 가는 등 위태로운 환경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결국 난징이 함락되고, 일본군의 만행에 위협을 느낀 청시엔 가족은 국제 안전구로 향한다. 

 

2023060816381509133_l.jpg ▲ 난징 1937 (南京1937)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