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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 대회 종료, 대만 문제도 수그러들까 (pressian.com)

 

중국 당 대회 종료, 대만 문제도 수그러들까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대만,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중국 대만해협 중간선 부정

 

한미 연합 공중 훈련 시행에 반발하여 북한이 11월 2일 사상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군도 북방한계선 이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반도로부터 남쪽으로 1000마일 가량 떨어진 대만해협의 긴장상태도 여전하다. 지난 8월 이후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여러 차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도발이 이어졌다. 북한과 중국의 선을 넘는 행위들이 계속되고 있어 지역의 긴장감이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실체는 없으나 존재하는 경계선

 

대만해협 중간선은 155마일에 달하는 철책으로 구성된 우리의 휴전선과는 달리 실체가 없는 무형의 경계선이다. 해상에 그어진 경계선이라는 점에서 NLL과 대만해협 중간선은 공통점이 있다.

 

NLL은 한국전쟁 휴전 후인 1953년 8월 30일 당시 유엔군 사령관 마크 클라크(Mark W. Clark)에 의해 설정됐다. 그 목적은 남북 간의 우발적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NLL이 최초 설정된 후 수십 년간 북한도 이 경계선에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준수했다.

 

대만해협 중간선도 양안(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설정됐다. NLL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간 양안이 암묵적으로 그 존재를 인정했다. NLL과 다른 점이라면 대만해협 중간선이 언제, 누구에 의해 설정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주장이 있다.

 

두 개의 대만해협 중간선

 

1954년 '제1차 대만해협위기'가 폭발하자 외부로부터의 공산당 전복활동에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절감한 대만과 미국은 「공동방어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에 의거하여 미군은 미군협방대만사령부(USTDC)를 설치하고 제13항공특견대(Air Task Force 13)를 대만에 주둔시켰다.

 

특견대장 데이비스(Davis) 준장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획정하고 휘하에 '중간선을 넘는 인민해방군 비행기와 함정에 대해 공격해도 좋다'는 지령을 내렸다. 곧 데이비스가 처음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그었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이 경계선은 데이비스선(Davis Line)이라고도 칭했다.

 

1950년대 대만 공군작전사령관이었던 천유웨이(陳有維)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최초 설정하였다는 주장도 있다. 대만해협의 현상유지를 바랐던 미국은 대만군이 일반적인 경계비행 임무를 수행할 때 중국대륙 연해 15해리 이내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요청했다. 이는 천 사령관을 통해 대만 공군에 지시사항으로 하달되어 집행되었기에 천유웨이선(陳有維線)이라고도 불렸다.

 

1990년대 중공군의 급격한 성장이 있게 되면서 대만 공군은 이전까지의 중국대륙 연해지역에 대한 저고도, 근거리 정찰비행을 포기하고 점차 데이비스선을 넘는 비행을 자제했다. 인민해방군의 전투기와 함정도 이때까지는 묵계에 따라 중국대륙 해안선 15해리 이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대만해협 중간선의 실제 좌표는?

 

1950년대 중엽 이후 오랫동안 중국·미국·대만은 암묵적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의 존재를 인정했다. 다만 그 실제 좌표가 공포되지 않아 여러 설이 있었다. 대만해협 중간선의 실제 좌표가 명확하게 공개된 것은 2004년이다. 당시 대만 국방장관은 북위 27도 동경 122도를 기점으로 하여 북위 23도 동경 118도를 잇는 약 500킬로미터의 연결선을 대만해협 중간선이라고 공포했다.

 

중국은 암묵적으로 중간선의 존재를 인정하고 군용기와 함정은 물론이고 민항기와 민간 선박의 대만해협 통과도 자제했다. 1983년 말, 중국선적의 여객선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뒤부터 중국은 대만해협 항행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중간선 서쪽을 항행하는 방식을 취했다.

 

1996년 '제3차 대만해협위기'가 폭발한 이후부터 인민해방군의 비행기가 가끔 의도적으로 중간선을 넘는 경우가 있었다. 1999년 7월 9일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해협 양안은 특수한 국가와 국가의 관계'라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대만독립을 주창하는 듯한 발언이 있자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대거 대만해협 중간선 근처까지 출동하기도 했다.

 

대만·미국 관계 변화와 대만해협위기의 심화

 

2019년 3월 31일 인민해방군 공군의 젠-11(殲-11)형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10여 분간 비행한 뒤 대륙으로 귀환했다. 이는 20년 만에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의도적으로 선을 넘은 비행이었다.

 

대만 국방부는 사후 엄중한 항의를 제출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미국 의회는 1979년 공포된 「대만관계법」에서 약속한 대만보위에 대한 협조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약조햇다.

 

2020년 차이잉원(蔡英文)이 연임에 성공한 뒤 인민해방군은 홍-6(轟-6) 등 전투기를 출동시켜 바시 해협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진입한 뒤 원 주둔지로 귀환하는 비행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일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잦아진 인민해방군 전투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은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긴밀해져가는 상황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2020년 2월 2-9일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다. 그 해 여름에는 미국 위생부장관, 국무차관보가 잇따라 대만을 방문했다. 이에 수반하여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인민해방군 전투기의 비행 횟수도 증가했다.

 

급기야 2020년 9월 2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른바 대만해협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부정한 것이다. 이는 대만을 향한 중국의 무력시위와 도발의 강도가 1996년 대만해협위기 종식 이래 최고점에 달하게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2022년 5월 10일, 인민해방군 무장헬기 한 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대륙과 대만 사이에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같은 해 6월 13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해양법공약」과 중국 국내법에 근거하여 볼 때 대만해협은 중국의 내수(內水)이자 영해라고 주장했다.

 

올해 여름,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밤부터 인민해방군은 대만 주변에서 실탄사격을 포함한 일련의 연합군사훈련을 전개했다.

 

당일 저녁 <신화사>가 공개한 군사훈련의 진행예정표에 따르면 가오슝(高雄) 외해의 인민해방군 훈련구역은 대만 영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8월 13일, 인민해방군 비행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의 서남 공역에 진입했다.

 

대만해협위기, 점차 수그러들 것

 

유독 금년에 인민해방군 비행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중국 외교부는 양안은 하나이기 때문에 대만해협에 이른바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지난 수십 년간 양안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인정하였던 중간선이 이제는 양안 간 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최근의 의도적인 중간선 침범은 중국 내부의 정치적 상황과도 깊은 상관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의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공산당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지금, 중간선 침범과 같은 대만해협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행위는 점차 수그러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관측해 본다.

 

2022110917273774305_l.jpg▲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0월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당장 수정안 투표를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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