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離日) 직전에 제하여
이승만
1953년 1월 7일
본인의 내외의 수행원에 대하여 크라크 장군 부처가 벼푸러 준 후의에 대하여 깊이 감사의 뜻을 표시하는 바이다.
여기와서 우리가 받은 여러 가지 고마운 후대와 미국 대사 머피 씨 부처의 후의는 우리들의 마음을 뜨거웁게 하여주엇다.
나는 또한 위대한 UN군 사령관 크라크 장군 급(及) 기타 당국자들이 본인 급(及) 본인 일행의 안전을 위하여 신중한 주의를 하여준데 대하여 감사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 개인으로 말한다면 나를 위하여 취해진 보호는 원한 바 안이였으나, 나의 직이나 나의 국민의 위하여 그와 같이 취해진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하거니와 금번 실행은 순전히 크라크 장군의 초청을 받아 개인적으로 온 것이며, 어떠한 공식적인 준비를 하고 일본을 방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은 물론 내가 중요한 다면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를 갖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한일 간의 우호적인 관계에 중대한 관련성을 가진 긴요문제는 한국정부 뿐 아니라 한일 양국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미국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상방이 어떠한 이해에 도달치 않는 한 우리는 동양에 있어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크라크 장군의 초대연 석상에서 나는 UN군에 참가하고 있는 각국 장교들과 만나 이야기 할 기회를 갖었었다. 특히 나는 크라크 장군 저택에서 일본 수상 길전(吉田) 씨와 우호적인 회담을 하였다. 그 자리에는 크라크 장군을 위시하여 머피 대사 급(及) 주일 한국공사 김용식(金溶植) 씨가 동석하였었다. 나는 길전(吉田) 씨가 한일 양국 간의 선린관계(善隣關係)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고 만족하였다.
나는 길전 씨에게 만약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본 측이 김(金) 공사 급(及) 기타 필요한 한국 대표들을 통하여 좀 더 건설적인 회담의 기초를 닦는 경우에 아리는 한일회담의 재개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였다. 이상에서 만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본인의 이번 여행은 예기하였던 바보다 훨신 큰 성과를 걷울 것으로 여기는 바이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