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울링 신임주한 미국대사 신임장 봉정사에 대한 답사
이승만
1956년 7월 14일
친애하는 대사
미합중국 대통령께서 귀하를 대한민국 주찰 특명전권대사로 임명하는 신임장을 받는 것을 영광과 기쁨으로 여기며 동시에 본인은 본방의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한국민은 침략적 공산독재주의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집단적 자유를 수호하는 가장 큰 희망으로서 미국민의 영도와 원조와 미국민의 타애심(他愛心)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산당이 6년 전 가장 악독한 침략의 행위로 38선을 침범하였을 때 미국은 잠시도 주저치 않았습니다. 그 당시 한국에 주둔했던 소수의 미군부대는 용감히 싸웠으며 곧 이어서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병력이 합세했던 것입니다. 불과 수개월 내에 우리 양국의 연합군과 국제연합 동맹국 군대들은 적을 압록강까지 몰아버렸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승리는 우리의 장중(掌中)에 있던 것이 불법적인 중공정권의 또 하나의 침략으로 말미암아 승리는 상실되고 말았습니다.
3년전 불행히도 휴전협정이 한국전쟁을 종결시켰을 때 우리나라는 황폐화하고 국민은 처참한 궁핍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미국은 재차 우리를 구원해서 우리나라를 재건하는데 수백만 불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긴급 불가결한 원조는 우리 국군에 대한 원조와 병행하여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중대한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는 귀하의 말씀은 과연 사실이며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의 공동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귀하의 협조정신을 나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첫째로 우리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가장 큰 염원은 국토의 통일입니다.
양단된 한국은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한국의 통일은 우리를 파괴하려는 무리들을 이겨내고 드디어 제(諸) 자유국가를 최후의 승리로 인도하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한국과 자유 아세아와 귀국(貴國) 자체를 위한 군사적 안전보장입니다.
북한의 공산당은 방대한 군사력을 건설하였으며 우리는 공산당이 재침을 획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읍니다. 그런데 휴전협정은 우리를 속박해 놓고 우리 군대가 신식 방위무기를 못 가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셋째로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전망입니다. 지난해 큰 발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전도요원(前途遙遠)하다는 것을 귀하는 알고 있습니다.
넷째로 한국과 기타 자유 아세아의 모든 나라들은 침략자들이 극동에서 대두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있어서의 미국의 후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기타 구체적인 문제들은 앞으로 양국 정부간에 토의될 것이며 여차한 문제는 이날을 특색 짓는 우의와 이해의 정신을 토대로 토의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대사 귀하를 영접함에 있어 본인은 귀국과 본방 사이에는 청사(靑史)에 빛날 자유의 우의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일할 때 그리고 우리가 전 인류를 위한 자유와 존엄성과 정의를 보장코자 결심하고 협력할 때 하느님이 우리를 인도하고 도아 주시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3, 공보실,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