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파병환송 국민대회 기념사
이승만
1965년 2월 9일
친애하는 월남파견장병 여러분! 내외귀빈 그리고 반공애국시민 여러분!
오늘 우리 국민전체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월남으로 떠나는 국군장병 여러분들의 장도를 축원하고 무운을 빌면서 여러분을 환송하는 우리들의 심정은 헤아릴 수 없는 감회에 가득차 있읍니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있게 되는 이 월남파병의 역사적 장거에 즈음하여, 우리 정부나 온 국민은 우리 장병들이 오직 조국의 명예나 반공의 대의를 위하여 그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완수해줄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일찌기 정부는 중공의 지원을 받은 월맹「게릴라」의 악랄한 침공에 직면하여 힘겨운 반공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자유월남공화국으로부터 군사지원의 요청을 받은 바 있었읍니다.
여기에 대하여 정부로서는 월남전쟁이 지니는 성격을 대국적인 시야에서 예의검토한 끝에, 우리의 국가안전을 더욱 공고히하며 자유우방의 결속된 반공노력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견지에서 그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헌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국회에 그 동의를 요청하였던 것입니다. 다행히 국회의 동의를 얻어 이제 월남파병은 우리의 국가의사로 확정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정부와 국회가 이와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첫째로, 이것이 전자유아세아집단안전보장에의 도의적 책임의 일환이라는 판단과,
둘째로는, 만약에 월남이 공산화하는 경우에는 아세아지역전체에 미칠 공산위협의 증대는 필연적인 사실이므로 월남을 지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간접적인 국토방위가 된다는 확신,
그리고 세째로는, 과거 6,25공산침략을 당했을 때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자유우방의 지원을 받아 위기일발에서 조국의 운명을 구출한 우리의 입장에서는 다른 우방이 공산침략의 희생이 되는 것을 피안의 화재처럼 방관할 수 없다는 공동운명의식과 정의감에 입각한 우리의 대의명분인 것입니다.
나는 이러한 우리의 판단과 결의가 지극히 정당하다는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며, 또 앞으로의 역사가 반드시 우리의 이 숭고한 결심을 의롭고도 영광스러운 처사였다고 증명해 줄 것을 확신해 마지 않읍니다.
물론 지금과 같이 국내외로 당면한 여러 문제가 매우 어렵고 중대한 시기에 있어서 우리의 가장 귀중한 한국의 아들들을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게 될 월남전선에 파견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에게 있어서는 물심양면으로 크나큰 걱정과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날 자유세계의 일원으로서는 응당히 지녀야할 도의적인 책임이요, 또한 의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6,25동란때 수많은 우방의 젊은이들이 낯서른 이땅에 와서, 아까운 청춘과 고귀한 생명을 아낌없이 바쳐가면서 우리를 위해서 싸웠읍니다. 그들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십자군이었읍니다.
오늘날 월맹「게릴라」를 뒤에서 조종하고 지원하고 있는 것은 중공입니다. 6,25동란 때 북괴를 뒤에서 조종하고 지원한 것은 바로 중공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역력히 기억하고 있읍니다. 중공은 월남에서 꼭같은 불장난을 저지르고 있읍니다.
지금 자유월남은 우방의 도움을 바라고 있읍니다. 그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 국민은 용기를 상실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체없이 그들을 도와서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여러 우방들이 그들을 도와서 그들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그들 국민은 용기백배할 것입니다. 그들이 공산주의와 싸우는 데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이는 곧 승공의 제일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월남사태해결의 관건은 바로 여기에 있읍니다.
역사는 항상 되풀이 합니다. 다시 한번 6,25때 우리의 처지를 회상해 봅시다.
초기에 적이 남침을 개시하자 우리는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읍니다.
UN군의 선봉으로 미24사단이 즉각 출병을 했으나, 초기에는 전세불리하여 한국군과 같이 낙동강전선까지 후퇴를 했읍니다. 한때는 우방국가들 중에도 한국사태를 거의 절망적이라고 보는 때도 있었읍니다.
그러나 우리 국군과 우리 국민들은 조금도 용기를 잃지 않고 용감하게 싸웠읍니다. 왜,
UN 16개국 우방군이 결속 참전을 하여 우리를 돕고 우리가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용기를 상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6,25때 공산침략을 막을 수 있었던 근본원인을 우방의 지원과 우리 국민의 용기였던 것입니다.
출정장병 여러분!
여러분들은 6,25때 우리를 도와 준 자유우방의 전우들과 꼭같은 자유수호를 위한 십자군이라는 것을 자부하십시오. 침략자를 막고 선량한 우방을 도우러 가는 것입니다.
오십년 역사를 통해서 우리 민족은 수많은 외적으로부터 침략을 당했읍니다. 그러나 우리가 남을 침략한 일은 단 한번도 없었읍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침략자를 누구보다도 증오하는 민족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의』로운 일이라면 남보다 앞장 서겠다는 드높은 기개를 가진 민족이란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이웃집에 강도가 침입한 것을 보고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이웃집을 털고는 다음에 우리집에 침입할 것은 뻔한 일이 아닙니까. 자유월남의 반공전선은 우리의 휴전선과 바로 직결되고 있는 것입니다.
출정장병 여러분!
여러분들 양어깨에는 조국의 명예와 2,700만민족의 한결같은 기대가 걸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국군중에서 선발된 가장 정예라는 긍지를 가지십시오. 여러분에게 부하된 임무를 훌륭하게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군기엄정하고 용감무쌍한 전통을 더욱 빛나게 해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여러분을 떠나보낸 우리 민족들은 여러분의 노고를 결코 헛되이 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해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유의 십자군인 여러분의 장도의 반드시 가호가 있을 것이며, 영광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건투와 무운장구를 기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