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아시아 및 극동지역 총회 치사
박정희
1966년 9월 15일
「센」박사, 그리고 대표 여러분!
오늘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제「아시아」 및 극동지역 총회에 즈음하여, 나는 먼저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우리 나라를 찾아 주신 대표 여러분들을 충심으로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심각하고 중대한 과제는 빈곤과 기아의 위협이 없는 풍요한 사회의 건설이라고 하겠읍니다. 빈곤과 기아야말로 온르날 우리 세계가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이며, 이는 또 전쟁과 분란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바로 이 세계적 고민의 해결을 위해서 대화의 자리를 같이했읍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는 그동안 영양실조와 기아선상에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계 수억 인민의 구제를 위해서 식량증산의 기수적인 사명을 다해왔고, 특히 개발도상에 있는 국가들의 농촌 등 각분야의 종합개발을 위해서 귀중한 공헌을 해 왔읍니다. 뿐만 아니라, 1960년부터 시작된 범세계적인 기아해방운동은 우리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이 운동을 성공시키려는 여러분의 그 헌신적인 노력은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읍니다.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잇는 세계 각지의 불행한 인민을 위해 여러분이 뿌린 「구원의 씨앗」은 지금 세계 도처에서 소담스러운 결실을 거두어 가고 잇는 것입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들의 그 업적을 높이 치하하고, 그간의 노고에 대해 심심한 사의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우리 한국 정부는 여러분이 추진하고 잇는 여러가지 사업을 전폭적으로 찬동하여 1961년에는 「FAO」기아해방운동 한국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당국 및 각회원국 위원회와읭 유대를 강화하여 기아해방운동에 적극 참여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아까지 않을 방침입니다.
대표 여러분!
1943년 5월의 세계식량대회는 이 지구상의 모든 인민에게 그들이 인간으로서 필요로 하는 식량을 공급해 주겠다는 목적을 선명했읍니다. 그러나 그날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오늘, 세계 식량사정은 영농기술의 발달에 의한 농업생산력의 증대에도 불고하고, 별로 호전되지 못한 상태에 있읍니다. 바로 이 순간에도 세계여러 지역에서는 많은 인민들이 빈곤과 굶주림의 신고를 겪고 있읍니다. 특히 과학문명에 뒤떨어진 이 「아시아」ㆍ극동지역에 잇어서 그러한 불행한 사태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입니다.
오늘날 이 지역에는 전세계 인구의 반에 해당하는 17억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이는 이른바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에 있는 여러 나라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더우기 이 지역의 급격한 팽창은 이러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읍니다.
정녕 위기와 혼돈이 감도는 이 「아시아」ㆍ극동지역은 침략에 대항하여 평화를 지켜야 할 자유의 결전장인 동시에, 빈곤타파와 기아해방이라는 세계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시련의 지역으로 등장했읍니다. 우리가 오늘날 이 모임이 가지는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여러분의 활약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잇는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센」박사, 그리고 대표 여러분!
나는 오늘의 이 모임이 이 지역 인민의 이해와 협동을 촉진하고, 여러분이 논의하게 될 여러 과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잇기를 기대하면서, 다음 몇 가지 과제에 대해 여러분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희망합니다.
빈곤타파와 기아해방은 비단 식량증산을 위한 농업경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교육와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기아해방을 위한 국가간의 협력은 정치등 여러 부면에 걸친 다각적인 협력관계로 발전되고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 지역 인민들로 하여금 고도로 발달된 영농기술과 지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보급」의 기회와 여건조성에 있어 여러분의 공헌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많은 식량증산을 필요로 하는 이 지역에 가장 원시적인 영농방식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는 이 역설적인 사실은 이 지역 인민의 기아해방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다음은 이 지역 인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는 문제입니다. 「유우럽」여러 나라에 비해 평균 3배 이상의 곡류를 식생활을 위해서 소비하고 있는 「아시아」의 실정으로서는 이 식생활 개선 또한 긴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식생활에 대한 과감한 혁신으로 식량의 소비구조를 변혁함으로써 가난과 굶주립을 우리 주변으로부터 몰아내야 하겠읍니다.
다음은 수산자원의 관리와 합리적 이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오늘날 어업자원의 관리와 그 합리적 이용의 문제는 비단 현재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 어업자원을 이용하고 그 관리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나라만의 관심사일 수는 없는 것이며, 이 지역모든 국가의 공동의 관심사인 것입니다.
어업자원의 관리와 이용을 둘러싸고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국제적 분쟁의 합리적 해결에 있어서 식량농업기구가 담당할 역할에 대해 우리는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읍니다.
대표 여러분!
이 지구상에는 아직도 그 4분의 3이 미개발상태로 남아 있으며, 개발이 가능한 많은 여지가 여러분의 배전의 분발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바라건대, 여러 의제들이 진지하고 슬기롭게 연구되고, 그 실천이 빈곤과 굶주림이 없는 「풍요한 아시아」건설에 크게 기여하는 바 있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토양비옥도 조사사업을 비롯하여 토지이용구분, 하천유역 개간간척조사, 임야실태조사, 원양어업 기술훈련 등과 기아해방운동 및 세계식량계획의 각종 사업을 통하여 우리 나라 농업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훈련을 위해서 여러가지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은 「FAO」당국과 대표 여러분에게 한국국민을 대신하여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즐거운 여행과 건승을 기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