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동양 및 동남 “아시아” 및 “라이온스” 대회 치사
박정희
1966년 10월 15일
대회 위원장, 각국 수석대표,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라이온스」회원 여러분 !
오늘 서울에서 제 5 차 동양 및 동남「아시아」「라이온스」연차대회가 열리게 된 것을 나는 충심으로 경하해 마지않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제 2 차 세계대전 이후로 역사에는 하나의 새로운 장면이 전개되고 있읍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물질주의 일변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졌던 현대문명이 새로운 방향을 취하는 일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들의 모든 문제는 개인의 경우건, 민족의 경우건 돈과 무력과 술책만 가지면 해결된다고 믿어 왔었읍니다. 그러나 인도주의 사업에 대한 헌신과 봉사가 우리의 당면과제를 바로 해결하는 첩경이라는 생각이 여러 사람들의 가슴속에 울려 왔고, 이것이 국제연합 및 「유네스코」헌장에 반영되면서 역사의 새로운 주류를 이루어 각민족 사이에 흘러 퍼지고 있읍니다.
나는 이같은 역사의 새로운 조류를 유도함에 있어 국제「라이온스ㆍ클럽」이 이룩한 위대한 성과와 영향 인류의 역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1919년에 선포했던 우리 나라 독립선언문에는 『아아, 새로운 천지가 눈앞에 뛸 쳐지도다. 위력의 시대가 지나가고 도의의 시대가 돌아왔다』라고 했읍니다. 서로 물고 뜯으면서 돈과 무력으로 만사를 해결하려는 것이 무력의 시대라고 한다면, 개개인의 마음속에 깊이 깃들어 있는 량심과 진실에 돌아와, 서로 믿고 서로 도우며 살아 갈 수 있는 보다 깨끗하고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도의의 시대라 하겠읍니다.
여러분은 「라이온스」정신이 가르치는 인도주의사업에 대한 헌신을 통하여 인류의 역사를 어두운 장막으로부터 새로운 광명에로 이끄는 새 시대의 기수가 되신 것입니다.
오늘날 「아시아」는 어두운 먹구름에 휩싸여 있읍니다.
1945년 8월부터 떠돌기 시작한 이 북녘으로부터의 먹구름장은 갈수록 검은 그림자를 퍼뜨리면서 동과 남과 서로 진행하고 있읍니다. 어쩌면 한바탕 심한 뇌우가 내릴 위험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여러 민족은 여기에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 도덕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위대한 민족들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우리「아시아」인들이 서로 단합하고 힘을 모아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 자유「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은 보다 촉진될 수 있다고 믿어 마지않습니다.
동방의 량심과 전통을 대표하는 「라이온스」회원 여러분 !
량심 진실을 밑바탕으로 하는 「라이온스」정신에 입각한 선량한 시민성의 배양과 그 확대는 오늘날 우리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여러분의 일상생활을 통한 신의와 봉사정신의 함양은 「아시아」여러 나라의 정치와 산업과 문화발전의 추진력이 됨은 물론, 「아시아」27억 인구를 정신적 물질적 파멸에서 구출하는 용장한 십자군의 진발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가장 어린 국가로서 많은 진통뒤에 이제 흔들리지 않는 긍지와 희망을 안고 국민과 정부가 한가지로 일어서고 있읍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물자와 기술과 지식이기는 합니다만, 그 보다도 더 시급한 것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도덕적인 결단과 용기입니다.
세계의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이제 바야흐로 도약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그보다도 량심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의 시민성이 「아시아」의 역사와 품위를 부끄럽지 않게 하는 도약단계에 들어서기를 원하고 있읍니다.
나는 여러분의 이번 서울대회가 고난의 한국을 동방의 등대의 위치에 올려 세우는 데 참된 도움을 주기를 여러분과 함께 바라고자 하는 바입니다.
이번 대회를 마치시고, 일어나는 한국의 여러 모습을 차근히 보아 주시기를 아울러 바라면서, 여러분의 이번 여행이 즐거운 여행이 되시고, 또 신의 가호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클럽」위에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