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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일 1968-09-25
발표연대 1960
출처 대통령기록관
대상국가 호주, 뉴질랜드
발표자(원어) 박정희
발표자(한국어) 박정희
키워드 호주, 뉴질랜드, 아시아 태평양, 오세아니아, 한국전쟁
요약내용 호주, 뉴질랜드 방문 후 귀국성명

호주, 뉴질랜드 방문 귀국인사

 

박정희

 

1968 9 25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읍니까,

우리 일행은 국민 여러분들의 격려해 주신 덕분으로 호주와 ‘뉴질란드’, 두 나라의 친선 방문을 예정대로 끝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모아’에 들러 우리 원양 어선단의 어부들을 방문하고 ‘하와이’를 거쳐 방금 돌아왔읍니다.

출국시에도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호주와 ‘뉴질란드’ 이 두 나라는 지난 한국 전쟁을 통해서 우리와는 피로써 맺어진 혈맹의 우방입니다.

또한 이 두 나라는 지금 우리 젊은 청년들과 같이 자유 월남에서 어깨를 나란히 싸우고 있는 동맹 국가입니다.

그밖에 ‘유엔’이나 모든 국제회의에 있어서 우리 대한민국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지원해 준 우방인 것입니다.

이번 우리가 이 두 나라를 방문한 기간 중에 있어서는 도처에서 이곳 국민들이 우리 일행을 따뜻한 우정으로써 맞이해 주었읍니다.

특히 한국전에 참전한 참전 용사들이 도처에서 우리들을 맞아 한국의 소식을 물어 가며 마치 옛 친구를 만난 듯이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참으로 감격적인 장면을 여러 번 겪었읍니다.

우리도 또한 그들에 대해서 가는 곳마다 우리 한국 국민들의 호주와 ‘뉴질란드’ 국민들에 대한 따뜻한 우정을 전달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그 은혜를 길이길이 전하고 오늘날 우리 한국이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모습을 그들에게 설명하여 주었던 바, 그들은 자기 일처럼 반가워하고 기뻐들 했읍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인간 사회에서 우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 바가 있었읍니다.

나는 이번 여행 중에 이 두 나라 지도자들과는 공식 또는 비공식 회담을 통해서 여러 번 만나 서로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기탄없이 이야기한 바가 있읍니다.

특히 이들 두 나라 지도자들에게 오늘날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세와 우리 나라의 발전상을 설명해 주었읍니다.

북한에 있는 괴뢰 집단들은 아직도 침략적인 도전 행위를 계속하면서 전쟁 준비에 광분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결의가 확고부동하고, 우리의 방위 태세가 어느 때보다도 완벽하여 그들에게 추호의 빈틈도 주지 않고 있으며, 지금 우리 한국 국민들은 “싸우면서 건설하고 건설하면서 싸우자”는 것을 어린 국민학교 아동들까지도 익힐 정도로 하나의 국민적인 구호가 되어 있다고 알려주었읍니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의 결의를 그들에게 전했던 바, 그 두 나라 지도자들은 대단히 만족스럽게 생각하였읍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날 국제 사회에 있어서 고립이란 자살 행위이다, 더욱이 약자의 고립이라는 것은 침략자로 하여금 그들의 욕심을 돋구어 줄 뿐만 아니라 침략자에게 침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한다. 오늘날 우리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공산주의의 위협은 퇴거는 커녕 오히려 증대해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있는 우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사는 모든 자유 우방 국가들은 보다 더 결속을 강화해야 되겠다”고 강조했으며, 따라서 이 지역 사회의 모든 우방 국가들은 하나의 공동 사회 건설과 새로운 협력 체제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가야 되겠다는 것을 역설했더니. 이 두 나라 지도자들도 여기에 대해서 다같이 공감을 표시했읍니다.

그러기 위해서 수년 전에 창설된 ‘아스팍’체제를 점차 강화해 나가야 되겠으며, 상호 모든 우방 국가들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하나하나씩 협력 체제를 실천에 옮겨 나가자는 것을 제안했고, 그들 역시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읍니다.

특히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 이와 같은 분야는 우리가 보다 더 확대.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은 그들 국가의 경제 발전을 보다 더 촉진하고 그들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더욱 더 향상시키므로써 그들이 보다 많은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이렇게 함으로써 이 지역의 참다운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공산주의가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가난과 빈곤이 깃든 곳에 침투하기 마련이며, 마치 병균처럼 번식하는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같이 이야기했읍니다.

월남전쟁에 대해서는 지금 ‘파리’에서 협상이 진행 중에 있읍니다마는, 그 결과가 매우 지지부진하고 또한 이 협상의 전망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 모든 연합 국가들은 보다 더 단결을 강화하고 월남에 참다운 자유와 독립이 보장될 수 있는 그야말로 명예스러운 평화가 올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월남 전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되겠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읍니다.

다음에는 우리 한국과 이들 두 나라 사이에 있어서 관계되는 문제를 토의했읍니다. 특히 이번 회담 기간 중에 경제 협력 문제에 대해서 상호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한 바가 있읍니다.

이 두 나라와는 “앞으로 보다 더 무역 확대와 통상 증대를 위해서 노력하고 협력하자”, “경제 협력과 기술 협조 그리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본의 합작 같은 것도 강구해 보자”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쌍방 국가간에 각료급 또는 실무진급 회담을 열어서 보다 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읍니다.

또한 우리들은 이번 여행 중 여러 곳에서 우리 나라의 교포들을 만났읍니다. 씩씩하고 훌륭하게 살고 있는 그들에게 모국의 소식을 전했던 바, 그들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기뻐했읍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국민 여러분들에게 도처의 우리 교포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높은 긍지와 책임을 느끼고, 자기 맡은 일에 열심히 일하고 있고 건강하게 있는 모습을 여러분들에게 전달해 드립니다.

호주와 ‘뉴질란드’에는 ‘콜롬보’계획에 의거한 우리 나라 학생들이 많이 가 있읍니다.

‘콜롬보’계획에 의한 학생들의 파견이라는 것은 우리 나라 젊은이들을 이들 나라에 보내서 기술을 습득토록 하는 것이 원래의 주목적인데, 정부에서 이 계획을 실천하는 데 다소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앞으로 그런 데 보내는 학생들은 그야말로 기술을 배워 올 수 있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축산을 배우러 온 사람, 또는 산림을 연구하러 온 사람 등등 기술 분야에도 상당수가 있었읍니다만, 영어를 공부하러 왔다는 학생이 많았읍니다.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콜롬보’계획에 의해서 선발되어 가는 사람들은 보다 낳은 기술을 배워 와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고, 영문학자가 된다거나 그런 학자들을 양성하려는 것은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되겠읍니다. 다음은 ‘사모아’섬에 있는 우리 어선단의 어부들을 찾아가 보았읍니다.

‘사모아’부근에는 우리 원양 어선이 약 65척이나 가 있고 우리 어부들은 2천여 명이나 됩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대부분의 배가 어로 작업에 나가 있고, 10척만이 돌아와서 어부 2백여 명이 그곳에서 쉬고 있었읍니다. 이들 역시 초기에 나가서는 어려움과 고난이 많았읍니다마는, 이제는 이 시련을 잘 겪고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었읍니다.

우리 나라가 원양 어업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을 불과 몇 년 밖에 되지 않읍니다.

원래 이러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는 여러 가지 고난과 상당한 희생이 수반되는 법입니다.

우리의 이웃에 있는 일본은 원양 어업에 있어서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순위에 들어가는 가장 발달된 나라입니다만, 그들이 원양 어업을 개척하는 데는 근 백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많은 희생과 실패를 극복해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는 많은 고난과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며, 여기에는 개척자적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겠읍니다.

정부도 앞으로 여기에 대해서는 강력히 지원을 해줘야 되겠으며, 우리 모든 국민들도 저 멀리 남태평양 외로운 섬에 나가 원양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생을 잊지 마시고, 마음속으로 성원을 보내야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통한 종합적인 소감 몇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방문한 호주와 ‘뉴질란드’두 나라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역사가 매우 짧은 신생 국가입니다.

호주는 지금부터 그 나라를 개척한 것이 180, ‘뉴질란드’는 백년 밖에 되지 않읍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는 오늘날 지구상에 서구의 어떠한 선진 국가보다 조금도 못지않는 훌륭히 개발된 근대 국가로서, 그들 국민들은 보다 높은 생활수준과 번영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이들 두 나라의 개척사를 더듬어 볼 때, 지금부터 2백 년 전 그들의 조상인 서구의 영국 사람들이 그때만 해도 수송 기관이 발달되지 않아 ‘엔진’도 없는 범선을 타고, 대양을 둘이나 셋을 건너서 이 대륙을 발견했읍니다. 그들이 처음 대륙에 도착했을 때에는 오늘날과 같은 그 개발되고 번영된 사회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초기에는 그 지방의 원주민과 수십 년 동안 투쟁을 해야 했고, 또한 여러 가지 질병과 그리고 기후.풍토와 투쟁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백여 년이란 1세기 남짓한 세월을 통해서 5천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보다도 훨씬 더 잘 산다는 이 사실!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본받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 조상들이 이러한 신대륙을 발견하고, 발견한 그 자체부터 위대한 사실이지만, 그 나라를 개척하는 데 강인하고도 끈덕진 그 개척자 정신! 피땀 어린 노력! 이런 것들이 오늘날 그들이 세계에서 자랑할만한 복지 국가를 건설해 후손들에게 유산으로서 물려주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지만, 우리 조상들은 바로 코앞에 있는 대마도 같은 섬 하나도 개척하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혹자는 이런 얘기를 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일본에 끼어 있기 때문에 항상 외세의 침략을 당하고 짓밟히는 데 급급했다는 소리들을 합니다. 물론 그것은 역사적인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왜 남에게 짓밟히고 침략을 당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을 보십시오.

사막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나라가 인구 1억이 넘는 ‘아랍’ 민족에게 완전히 포위당해 있으면서도 끄떡도 없이 견디어 내는 것을 볼 때, 과거 우리 조상들이 왜 이웃으로부터 짓밟히고 침략을 당해야 했던가, 남을 원망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다 돌아가 땅 밑에 게시는 우리 조상을 원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과거 역사를 더듬어 보고 남들이 걸어온 역사에 견주어 지금 우리 세대가 우리 세 대 뿐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해서 자손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각성하고 냉정히 검토를 해 보아야 되겠읍니다.

우리 후손들이, 지금 우리들이 조상을 원망하듯이 우리 세대를 원망하는 그런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되겠읍니다. 나는 이번에 이 두 나라를 들러보고 이러한 것을 느꼈읍니다. 어떤 한 민족 국가가 잘 살고 못하는 것은 결코 국토가 넓거나 천연 자원이 풍부한 것만이 그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광대한 국토와 무진장한 지하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계에서 후진국가라는 이름을 면치 못하는 나라들이 있읍니다. 한편 반대적인 입장에 있으면서도 남보다 으뜸가게 잘사는 그런 나라들도 있읍니다.

그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 이 민족에게 주어진 천연적인 환경을 우리 스스로의 지혜와 노력으로 잘 이용하고 개발해서 꾸며나가느냐 하는 개발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호주와 ‘뉴질란드’같은 나라가 결코 우리 대한민국보다 자연적 조건이 더 좋다고 나는 보지 않았읍니다.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우리 나라가 훨씬 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읍니다.

일찌기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가 한 이야기라고 기억합니다마는, 동서 고금을 통해서 인류 역사의 위대한 업적을 남긴 민족은 공통된 특징 몇 가지가 있다고 했읍니다.

“첫째는 그 국민들이 근면해야 하고, 둘째는 단결력이 강해야 하고, 세쩨는 성실해야 한다”는 이 세 가지를 들었읍니다.

나는 거기다 하나 덧붙여 “강인한 인내심”을 가진 민족이 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근면하고, 단결력이 강하고, 성실하고, 끈덕지고, 인내심이 강한 이런 국민은 아무리 남보다 불리한 여건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자기들에게 알맞게 개척하고 개발해서 잘 살고 번영된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는 신념을 나는 얻은 것입니다.

‘토인비’는 말할 때 과거 인류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민족은 “근면.단결.성실” 세 가지만 들었지 그 밖에 국토가 넓어야 하고 지하자원이 풍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굳이 붙이지 않았던 사실을 고려할 때,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이 국토나 자연적인 여건이 결코 우리들이 못산다는 조건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조국의 근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 마당에 있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한 덩어리로 뭉쳐 끈덕진 노력으로써 더욱 분발해야 되겠읍니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우리 앞날은 밝고 번영된 조국이 건설될 것이라는 확신을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갖게 되었읍니다.

이것으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귀국 보고에 대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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