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36년(1947) 신년담화
19470101
오늘은 민국 36년 개국기념일입니다. 오늘은 항전승리로 국민정부가 還都한 뒤 맞이하는 첫 번째 원단이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매년 원단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국부께서 창도하신 혁명개국의 원대한 포부와 民國 건립과정의 지난했던 역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국가가 당면한 현실을 성찰하고 민족광명의 전도를 전망하면서, 국민 모두가 흥분과 근심을 동시에 느끼는 복잡한 마음으로 새해의 첫날을 맞이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금년 원단에는 특별히 기념할만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국민대회에서 중화민국헌법을 제정하고 시행일자와 준비과정을 상세하게 규정한 것입니다. 국민정부는 오늘을 기해 헌법 전문을 전국에 공포하였습니다. 헌정 실시를 바라던 오랜 숙원이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국부와 혁명선열의 유지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헌법은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소집된 국민대회에서 제정된 것입니다. 헌법의 내용은 이상과 현실을 두루 반영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국내 각 민족-한족·만주족·몽고족·회족·장족 및 기타 각 민족-의 일률평등, 각 정당의 법률상 일률평등 및 인민의 권리와 자유를 적극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
헌법은 전국 각 방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정치협상회의에서 정한 원칙을 근거로 한다는 정신에 입각하여 정해졌습니다. 헌정 실시의 성패는 중국이 민주를 실행할 수 있는가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국가의 안위와 흥쇠의 운명이 헌정의 순조로운 실시 여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헌법 반포는 민주와 자유가 헛된 구호가 아님을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전국의 동포들이 진지한 자세로 민권을 행사하고 의무를 다한다면 헌정 실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헌정 실시는 바로 국가의 장기적 안정과 평화에 직결될 것입니다. 헌법 반포는 민국 성립 이래 가장 특기할만한,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동포들에게 헌법반포 사실을 특별히 고하며, 전체 동포들에게 경축의 인사를 드립니다!
국가가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과 인민이 몸으로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정부는 항상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 한순간도 국가와 인민의 어려움을 소홀히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반드시 전체 동포들에게 소상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들은 지금 대규모 전쟁을 치른 직후의 복원시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으로 인한 파괴를 딛고 일어나 戰後 건설의 시기에 막 진입하였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强暴한 침략세력에 맞서 8년 이상의 장기항전을 거친 즉시 전쟁 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필연적이며,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더구나 우리 중국은 항전 이전 본시 건국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낙후된 국가였습니다. 장기간의 악전고투를 겪으면서 인적 희생과 물질적 파괴가 극심하였습니다. 본시 미약했던 경제기초는 크게 흔들리고 재정상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농촌과 도시를 물론하고 철저히 파괴되었으며, 생산과 소비가 엇박자를 이루었습니다. 교육과 문화, 사회도덕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기초가 충실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전쟁으로 인한 원기의 손상이 훨씬 심각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폐허 속에서 완정무비한 질서를 건설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이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통하고도 부끄러운 사실은, 항전승리 이후에도 국내 곳곳에서 불필요한 좌절과 장애가 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4억 5천만 인민 공통의 것입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세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잘못이 없어야 합니다. 과거의 구차한 삶이나 지난 한해 동안의 잘못을 다시 되돌려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정부와 인민을 물론하고 묵은 것을 버리고 쇄신과 개혁을 위해 일치단결하여 함께 노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일신우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갑시다.
우리는 이제 헌정 실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가의 주체는 인민입니다. 금후 국가의 機運은 완전히 전국의 인민들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직책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민들도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새해 첫날을 맞이하여 본인은 전국 각계각층의 동포들에게 아래 세 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가적 통일을 유지하고 평화를 존중하는 정부의 방침은 결코 변동될 수 없다는 점을 동포 여러분들에게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국가적 통일 없이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통일 없이는 부흥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가통일과 사회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당연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인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도 있습니다. 다만 통일의 실현은 반드시 평화적 방법을 통해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지난 한해 정부는 평화를 얻기 위해 충돌을 멈추고 고심 끝에 많은 양보를 하였습니다. 맹방의 우인인 마샬(George C. Marshall)장군은 3백만 명에 달하는 일본군 포로와 교포들을 송환시키고, 失地를 접수하여 주권을 회복하는 작업에 일년 내내 매달려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여 중국의 평화와 통일을 촉성시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순수하고 사욕 없는 우의는 우리 전국의 동포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헌법이 반포되어 민주헌정의 탄탄대로에 신속하게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정부의 기초를 확대하여 각 당파와 무당파 인사들을 정부공작에 공동 참여시킬 것입니다. 정치협상회의에서 결정한 평화건국강령에 의거하여 민주적 정치를 정착시키고 정치의 효능을 강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중국공산당은 국민대회 참가를 거절하여 국가에 대한 직책을 포기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중공문제 처리에 있어 반드시 정치적 방법으로 정치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을 견지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중공문제를 해결할 조그마한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정부는 반드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중공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이미 동의한 각종 협의들을 성실히 실행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충돌을 멈추고 3인회의에서 결의한 바대로 교통을 회복시키고 군대를 국가의 군대로 재편하는데 협조해 달라는 것입니다. 더 이상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하려 기도해서 안 될 것입니다. 국가의 평화적 건설기회를 앗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장기간의 전란을 겪고 난 동포들이 또 다시 고통과 위협에 직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제외하고 중공에 바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부는 결코 평화적 담판의 문을 걸어 잠그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중공이 정부에 참가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공은 민주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정치협상회의의 결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성의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헌정 추진, 복원 완성, 건설 진행, 민중의 고통 해소 및 기타 정부가 마땅히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모든 사항들은 중공과의 담판이 결과를 얻지 못했다하여 미루거나 책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민주와 헌정의 촉성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동시에 가능한 최대의 인내심을 발휘하여 통일과 평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이후 정부가 노력할 주요 방침입니다. 새해 첫날을 맞이하여 이 점을 동포 여러분들에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둘째, 전국의 모든 동포들은 戰後에 나타난 변태적 악습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비록 항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하였지만, 장기간의 전쟁을 겪은 뒤 농촌은 피폐하고, 교통은 두절되었으며, 도시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바는 비정상적인 번영의 결과 도시사회의 풍기에 수많은 결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일반도시에 만연한 가장 위험스러운 현상은 민족도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공상업을 예로 들자면, 정상적인 영업은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투기적인 행위들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와 밀수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누군가 일확천금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너도나도 똑같은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고리대가 성행하고 물가는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폭리를 탐하는 유휴자본이 넘쳐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그 부정적인 영향은 다방면에 미치고 있습니다. 민족공업이 파괴되고, 건실한 공상업자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그 하나입니다. 일반인의 생활은 또 어떻습니까. 원초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만 몰두하다 보니 정신은 파산하고 사치가 극에 달하여 절제함이 없습니다. 길거리에는 추위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동포들이 널려 있지만,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치와 향락을 위해 거금을 소비하면서도 굶주리는 동포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 가운데 하나인 동정심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예의염치와 같은 민족도덕은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일반 도시에서 보이는 두 번째 부정적 현상입니다.
보편적 사회적 풍기는 어떻습니까.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은 진부한 인간으로, 남에게 은혜와 사랑을 베푸는 사람은 낙오자로 간주되어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상업계에서 시작된 투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풍조가 일반사회에까지 만연하고 있습니다. 무지한 민중을 속이기 위해 黑白을 전도시키고, 시비를 혼동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개인적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풍조가 팽배해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에 해를 끼치는 자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나타난 세 번째 부정적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전쟁 전에도 우리의 건설기초는 매우 허약했습니다. 민족공업은 극히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장기간의 전쟁을 거치면서 심각한 파괴를 당하였습니다. 만약 노사 쌍방이 오직 편면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진정으로 합작하지 못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산업도 생명을 잃게 될 것입니다. 일단 공장이 문을 닫고 경제가 파탄에 이르게 되면, 노사를 가릴 것 없이 공멸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생산이 멈추게 되면 전체 사회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게 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전시 다행히 적들의 손에 파괴되지 않았던 우리의 경제기초는 전쟁이 끝난 뒤 우리 스스로의 손에 의해 파괴되는 운명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런 국면을 초래한 자들은 항전시기에 희생된 선열들을 욕보이는 죄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나타난 네 번째 부정적 현상입니다.
금전만능, 물질지상의 풍조가 만연해 있지만 모두가 일확천금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그럭저럭 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가거나 구차하게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노력하지는 않으면서 뭔가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사람들은 힘써 일하기보다는 남의 것을 빼앗는데 더욱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전후 우리 도시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도덕의 상실, 정신의 타락은 과거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8년간의 고전 끝에 승리를 쟁취한 국민들 사이에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지금 이 순간, 아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면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 특히 공상업계와 문화계의 지도적 인물들은 스스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치와 퇴폐를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투기는 가장 나쁜 죄악의 하나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勸勉하고 함께 격려해가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변태적 악습을 타파하고 건국의 기초를 세우는데 앞장서주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도시는 본시 동시대 문화와 경제의 우수한 점들이 집약된 장소로 내지 농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곳입니다. 한 나라의 중요 도시는 또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도시사회에는 온갖 부정적 현상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 중국이 어떻게 비춰지겠습니까?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중국을 가벼이 여기지 않겠습니까? 이런 부정적 현상은 전시 적들이 점령지에서 펼친 노예화교육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자는 부단히 발생했던 내란의 영향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나라가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와 금융이 안정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사회인심도 불안정하게 될 것입니다. 원인이 어떻든 변태적 현상이 속출하고 사회가 요동치는 지금, 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기 바랍니다. 풍기를 바로잡고 사람들이 온전한 정신을 되찾아 악습에 젖지 않도록 바른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아주기 바랍니다. 내부적으로 여전히 변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서 결코 낙담하거나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란의 위기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더욱 경계심을 가지고 自强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일본이라는 강대한 적을 맞아 8년간이나 끈질기고 영용한 항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제 항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국민들 모두가 민족고유의 도덕정신을 발휘하여 예의를 분명히 하고 염치를 안다면, 인심을 바로 하여 바른 기운을 드높인다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진다면, 어지러운 국면을 바로잡는 것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모든 일의 성패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어떠한 장애물도 우리 민족의 부흥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그 무엇도 국가건설이라는 우리 국민의 공동사업을 저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셋째, 전국의 청년들에게 바랍니다. 청년 모두가 건국대업을 중시하고 나름의 공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청년학생들은 국가의 기둥이자 미래의 주인입니다. 민족의 안위와 존망이 청년학생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국운의 성쇠가 청년들의 포부와 건국대업에 대한 적극성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항전기간 각급 학교에 진학한 청년학생들의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였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인재가 배출되었습니다. 이는 나라를 위해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의 지식청년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주변환경의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요구수준이 너무 높고, 자신과 국가의 전도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정치야심가의 선동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심가의 선전과 유혹에 쉽게 현혹되곤 합니다.
어떤 젊은이들은 현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소극적으로 변하거나 아예 침묵하기도 합니다. 정치에 대한 실망 때문에 편향되고 과격한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청년들이 바람직하지 못한 성향을 갖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국가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지난 한해 정부는 평화를 위해 많은 것들을 양보하고 용인하였습니다. 그런데 8년 항전이 끝난 뒤 부흥건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누가 인민들을 다시 곤궁한 상황에 처하게 하고 있습니까? 수많은 인민이 여전히 고향을 등지고 곳곳을 떠돌고 있습니다. 전시보다 더욱 참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대회가 소임을 다하고 원만하게 폐막되었습니다. 헌법이 제정되고 반포되었습니다. 어느 특정 정당이 정권을 농단하고 독재를 획책하고 있다는 정치공세가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졌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전국의 청년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딴마음을 먹고 있는 야심가의 선전과 선동에 동요되어 자신의 인생을 망치지 마십시오.
국부께서는 생전에 수시로 혁명에 뜻을 둔 청년들에게 “시비를 가리고 이해관계를 구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먼저 갖도록 당부하였습니다. 오늘날 시비와 이해를 결정하는 표준은 분명합니다. 국가건설에 도움이 되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주장은 당연히 옹호하고 널리 드러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사회질서를 파괴하고 국가와 민족을 도퇴시키는 언행은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일입니까. 여러분들은 청년시대의 순간순간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쉽게 지나가 버리는 시간들을 그냥 흘러 보내서는 세월이 흐른 뒤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중국이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건설임을 알아야 합니다. 건설을 통해 동포들의 생활수준을 제고시켜야 합니다. 건설을 통해 경제적 곤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실업의 고통을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건설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고, 승리의 성과를 온전히 보존하는 것도 건설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전쟁 전 세웠던 건설계획과 건설의 성과들은 8년여에 걸친 전쟁통에 미뤄지거나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항전에서 승리하였고, 불평등조약도 모두 철폐되었습니다. 건설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 마침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각 맹방들도 중국의 건설과 부흥에 도움을 주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찌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흘려 보낼 수 있겠습니까.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불평등조약이 철폐될 무렵, 본인은 『중국의 운명』이라는 책에서 戰後 10년간 건설계획의 통계표를 제시한바 있습니다. 당시 고급 간부인재들에게 이 건설계획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50만 명의 대학졸업생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상기 통계표를 살펴보면 국가건설의 원대한 계획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러분들이 국가건설에 공헌할 기회가 얼마나 많은지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풍부한 지식과 강건한 체력을 갖고 있습니다. 왜 번민과 분개 속에 방황하고 있습니까? 아무런 알맹이 없는 공허한 정치투쟁에 청춘을 허비하지 말고 건국대업에 공헌할 방도를 찾으십시오. 전국의 동포들에게 실제적인 복리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만약 중국이 앞으로도 장기간 쇠약함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청년 여러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반대로 중국이 부강한 나라로 성장하면 청년 여러분들이 최대의 영예와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혈기왕성한 청년 여러분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책임을 다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의 장래에 절대적인 믿음을 보여야 합니다. 항전승리의 여세를 몰아 건국에도 성공하리라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어떠한 훼방도 우리의 건설사업을 망칠 수 없습니다. 건설성공 이후 중국의 앞날은 더없이 밝을 것입니다. 믿음을 가진 뒤에야 사실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어야 어려움을 참을 수 있으며, 함께 힘을 모아 내일의 중국을 위해 분투할 수 있습니다. 청년 여러분! 헛된 생각을 버리고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을 따라 전진하십시오. 인생을 헛되이 하지 마십시오.
전국의 동포 여러분! 지난 한해는 우환이 가득한 일년이었습니다.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친 한해였습니다.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침략세력에 맞섰던 세계의 많은 나라들을 보십시오. 저들은 신속하게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흥을 이루었습니다. 물질기초가 우리보다 훨씬 풍부한 몇 몇 맹방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소비를 통제하고 절약을 장려하였습니다. 수많은 나라들이 국민들의 근로를 장려하고 생산을 증가시켜 전시의 손실을 메우고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심지어 패전국들까지도 생존과 발전을 위해 거국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는 절약도 실천하지 못하고, 생산에도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내의 질서도 아직 보편적 안정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생각이 미친다면 모두들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며, 自强의 방도는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해가 바뀌는 첫날인 오늘, 본인은 모든 동포들이 국가건설을 위해 새로운 결심을 갖고 함께 노력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헌법은 이미 반포되었습니다. 앞으로 일년 내에 민주헌정이 시행될 것입니다. 평화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안정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모두가 정성으로 합작하고 각자의 책임을 다해 건설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갑시다. 건설성공 후 우리 중화민국의 앞날은 분명 밝게 빛날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전국의 모든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出典 : 『總統蔣公思想言論總集』 卷32 書告, 161-1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