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민국37년(1948) 신년담화
19480101
오늘은 중화민국 37년 개국기념일입니다. 개국 이래 중화민국은 연속되는 내우외환에 부단히 시달려 왔습니다. 오랜 시간 계속되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전국의 애국동포들이 국부의 영도와 遺訓을 성실히 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선열과 동포들이 힘을 합쳐 끝없이 노력하였기에 전제지배 체제를 부활시키려던 세력을 타도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군벌들의 봉건적 할거국면을 타파하고, 제국주의 침략세력을 격퇴시킬 수 있었습니다. 선열과 동포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중화민국은 마침내 헌정시기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년은 헌정 원년이라 할 수 있고, 오늘은 바로 그 첫날입니다. 헌정 개시를 기념하는 오늘, 본인은 무엇보다도 전국의 모든 동포들이 민국 개국을 위한 선열들의 분투정신을 되새기고 민주국가 공민의 천직을 다해주기를 바랍니다. 헌법을 옹호하고 헌정이 순조롭게 실시될 수 있도록 힘을 합친다면 국가의 기초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국가가 처한 현실적 환경을 성찰하고, 민족이 당면한 위기가 얼마나 엄중한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대의를 분명히 알고, 이해를 구별하여 모두가 한마음으로 반세기간 이어진 국민혁명과 8년 대일항전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합니다. 민족의 公敵을 박멸하기 위해 함께 분투하고 국가의 우환을 일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항전승리 후 세 번째 맞이하는 원단입니다. 8년간의 대일항전기간 전국의 軍民 동포들은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엄청난 고통을 견뎌 내었습니다. 국가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강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우리의 국토를 유린하고 통일을 방해하며 건설을 가로막아 궁극적으로는 민족생존을 절멸시키려던 일본제국주의자의 毒計를 분쇄하기 위해 희생을 감내하며 분투하였습니다. 항전에서 승리하자 우리는 이제 평온한 삶을 되찾고 안거낙업할 기회가 찾아왔다고 기뻐하였습니다. 민족적 부흥을 이루고 강성한 나라를 건설할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전국 동포들이 피 흘려가며 투쟁한 8년간의 항전기간, 공비들은 시종 국가를 전복시키고 민족에 위해를 가하는 전면적인 반란을 준비하였습니다. 항전에서 승리하자마자 공비들은 변란을 발동하여 통일을 파괴하고 민족부흥의 싹을 잘라버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공비들의 치하에서 유린당하고 있는 동포들은 항전시기의 비참한 생활을 강제로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항전시기 왜구들에게 당했던 것보다 더 심한 압박과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공비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반 동포들도 공비들이 일으킨 변란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생활은 날로 힘들어 지고, 정신과 물질면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아 숨 돌릴 여유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공비 점령지역에서 탈출해온 동포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간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공비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포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비참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국가 근간의 파괴와 인민의 상처는 실로 아국 유사 이래 볼 수 없었던 공전의 재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맞이해야 할 새해 첫날인데도 국가와 민족이 처한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동포들에게 닥친 고난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함이 솟구칩니다.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이제 우리는 민주헌정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민주정치는 반드시 국가의 평등과 자유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국가의 평등과 자유는 국가의 통일과 독립을 전제로 합니다. 전국의 인민들이 법규를 준수하고 통일을 옹호하며 독립 쟁취와 통일을 위해 분투해야 합니다. 독립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일치단결하여 공비들이 일으킨 변란을 종식시켜 국난을 타개하여야만 비로소 현대적 국가를 건립할 수 있습니다. 현대적 국가가 건립되어야만 자유와 영광을 누리는 국민이 될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 중국이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민족생존이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국가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경제건설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국가가 통일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민주헌정도 제대로 실시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삼민주의공화국의 기초를 닦을 수도 없게 될 것입니다.
공비들은 지금 후안무치하게도 자신들의 무장반란과 살인방화를 애국행위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더욱 가소로운 것은, 인민생활에 대한 엄격한 통제와 봉쇄로 가증스러운 극단적 전제를 펼치면서도 이를 민주라고 포장하고 있습니다. 공비의 머리와 가슴에 국가와 민족은 존재하지 않으며, 공비 치하에서 민주와 자유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공비집단은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 이미 국민대회를 반대하고 헌법을 부정하였습니다. 민주를 파괴하였습니다. 지난 일년 사이 공비집단은 그들의 진짜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영토를 갈래갈래 찢어놓고 주권을 포기하여 중국을 멸망의 길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중화민족의 훼멸을 무장반란의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감히 드러낼 수 없는 음험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장반란의 음모를 계속하기 위해, 공비집단은 우리의 국맥과 민족의 생명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사회적 방면에서는 우리의 사회와 경제기초를 철저히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국의 우수한 문화와 윤리를 절멸시키고, 오천년간 이어진 유구하고 영광된 역사를 소멸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공비집단은 인간성을 말살하고 동물적 야수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통일을 파괴하고 건설을 훼멸시키고 있습니다. 공비집단이 바라는 것은 인민의 보편적 빈궁과 죽음이지 인민의 안락과 생존이 아닙니다.
공비들은 족적이 미치는 곳마다 어김없이 계급투쟁을 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증오와 원한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표방하는 토지혁명은 실제로는 무뢰배들을 앞세워 전체 농촌을 통제하고 선량한 농민을 압박하려는 수단에 다름 아닙니다. 공비집단은 인간의 이성을 훼멸시켜 사리분별력을 잃게 하고 공포적 수단을 앞세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잔혹한 투쟁을 조장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 내에서 부자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골육상잔의 참상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부녀자들의 從軍을 강박하고 있습니다. 공비들을 위로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공산당 간부의 노리개로 부녀자들을 동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모든 아동들을 소년단에 강제로 편입시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동들에게 각자 집안의 사정을 몰래 공산당에 보고하도록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부모와 형제를 원수로 간주하도록 교육시키는 비인간적,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공비집단의 만행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공비집단은 인민의 국가관념을 지워 버리기 위해 가정을 파괴하고 인륜을 절멸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회질서를 파괴하기 위해 사회구성원 간에 증오와 원한을 조장하고, 진리와 사실을 외면한 채 사악한 음모와 악행이 만연하도록 획책하고 있습니다. 셋째, 인민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 전제정치를 펼치기 위해 공포를 조장하고 민주를 훼멸하고 있습니다. 공비집단은 죄악을 품덕으로 간주하고, 기만과 사기를 성실함으로 여기는 무리입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저들에게 예의와 염치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들의 사악함과 인민에게 끼치는 해악은 실로 日寇의 그것을 훨씬 초월하고 있습니다.
일구의 침략은 외환에 불과하였지만, 오늘날 공비의 반란은 외환 성질을 지닌 내란입니다. 공비들의 가증스러운 죄악이 계속 이어진다면, 저들을 완전히 소멸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 인민들은 노예와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노예의 처지에서 어찌 자유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헌정의 실현도 무망해질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공비 점령구역에서 탈출해온 난민동포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공비 치하에 단 한사람의 지식분자라도 온전히 남아있느냐고 물어 보십시오. 공비가 휩쓸고 지나간 곳에 온전한 가정생활을 누리는 집이 있느냐고 물어 보십시오. 공비 치하에서 자유로운 생존이 가능한 것인지 물어 보십시오.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비 토벌 군사작전은 救民 대 害民의 전쟁입니다. 구국 대 해국의 전쟁입니다. 건설 대 파괴의 전쟁입니다. 자유 대 노역의 전쟁입니다. 광명 대 어두움의 전쟁입니다. 또한 민주헌정 대 계급독재의 전쟁입니다.
지금 우리는 국가 근본의 안위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민족흥망의 경계선에 서 있습니다. 새해 첫날을 맞이하여 전국 동포들과 함께 작년 이래 진행된 공비 토벌 군사작전의 형세를 되돌아보고, 공비들의 반란으로 인해 나타난 경제위기를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 모든 애국동포들이 금후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고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마땅히 다해야 할 책임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작년 이래 진행된 공비 토벌 군사작전을 검토하기 전 먼저 戡亂動員令(정치와 군사방면의 위기 해결을 위해 1947년 7월 4일 공포된 명령. 정식 명칭은 ‘戡亂共匪叛亂總動員令’) 반포 이전의 상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감란동원령 반포 이전 정부는 최대한의 인내와 양보의 자세를 취하여 전쟁을 피하고자 하였습니다. 항전승리 후 정부는 징병을 중지하고 엄격한 정리편제를 통해 국군의 숫자도 대폭 축소시켰습니다. 작년 6월 이래 국군은 인민의 고통을 헤아리고 국가의 원기를 보존하기 위해 공비에 대한 군사행동을 가능한 삼갔습니다. 반면 오랫동안 은밀하게 반란을 준비하였던 공비집단은 그들이 장악하고 있던 지역 내에서 본격적인 군사동원에 나섰습니다. 평화를 찾을 방도를 모색하느라 정부가 아무런 전쟁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공비는 도처에서 무장반란을 일으켜 지반을 확충하고 반란의 역량을 충실히 하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반 민중들은 공비의 간계가 얼마나 독한지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7월 초 감란동원령이 반포된 뒤에도 민중들은 여전히 공비들의 반동선전에 미혹되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후방 각 省·市에서는 공비의 간첩들이 암약하며 온갖 유언비어를 퍼트려 혼란하고 복잡한 상황을 자아내었습니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정부에 부정적인 풍문이 돌면서 감란을 위한 동원을 철저히 실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공비 토벌 군사작전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전선의 국군은 시종 피동적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었고, 시종 고립된 상태에서 공비의 공격에 응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일년 사이 국군의 손실과 희생이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작전조건이 극도로 곤란한 상황에서도 국군은 전략상으로는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하여 중대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첫 번째 성과는 공비 수뇌부의 근거지였던 延安을 점령한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산동성 동부 沂蒙山 지구 공비의 근거지를 숙청하고 煙臺를 수복한 것입니다.
모두들 잘 알다시피 연안은 공비집단이 십년 이상 장악하고 있던 정치중심이었습니다. 기몽산 지구는 무기를 제조하고 군수물자를 비축해 둔, 공비집단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었습니다. 연대는 공비가 장악하고 있던 유일한 해상 교통보급선이었습니다. 충용한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국군은 험악한 지형이라는 천연적인 장애물을 극복하고 결국 연안을 수복하였습니다. 기몽산 지구를 숙청하고 연대를 수복하였습니다. 국군은 공비들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경영했던 소굴을 소탕하고, 은닉해 두었던 전쟁물자를 몰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비 수뇌부도 다수 처치하였습니다. 이상의 전략적 성과로 공비는 이른바 ‘정치중심’을 잃고, 신경이 지대한 손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공비는 그들이 생존의 자본으로 삼았던 전략거점을 상실하고, 해상교통의 유일한 창구도 막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성과를 거두는 과정에서 국군의 손실도 막대하였지만, 예정했던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였습니다.
근거지를 완전히 상실한 관내의 공비들은 지원이 끊기자 사방으로 흩어져 流寇가 되었습니다. 劉伯承·陳毅 등이 이끄는 공비의 한 무리는 黃河 이남으로 도망하였습니다. 구멍을 잃은 생쥐와 같은 신세의 저들은 목적지도 없이, 되돌아 갈 곳도 없이 곳곳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이들 공비 무리는 조만간 국군에 의해 완전히 숙청될 것입니다. 지난 한해 동안 국군의 영용한 분투에 힘입어 공비토벌 군사작전 중 가장 어려운 단계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두들 잘 알다시피 관내의 공비들은 7월 이전까지는 주동적인 공세를 취하였다가 이후부터는 보수적 방어에 급급하였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국군과의 교전을 피해 곳곳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반면 애초 방어적 입장을 취하던 국군은 공세로 전환하여 공비 토벌에 성과를 거두었고, 최근에는 각지로 흩어진 공비를 맹렬히 추격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형세가 급전직하하자 공비들은 멸망의 운명을 피하기 위해 최근에는 과거 江西 시대의 흉악한 면모를 되살려 점령지 내에서 갖은 악행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농촌과 도시를 물론하고 모든 점령지에서 몰수, 숙청, 사상검열 등을 벌여 착취와 약탈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계급투쟁과 잔혹한 살인의 방법 등을 총동원하여 민중들에게 철저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전 민족을 훼멸시키려는 음모가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비들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며 극악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은 스스로 최후의 막다른 길에 들어섰음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유백승이 이끄는 공비의 한 무리가 화중근거지를 중건하려는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大別山 지구를 전전하고 있습니다. 河南 서부와 동부에 분산되어 있는 진의 휘하의 무리들은 교통선을 파괴해가며 국군의 추격을 뿌리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군은 최근 반년 사이에 공산당 토벌 군사작전계획을 완벽하게 준비하여 이제 완성단계에 있습니다. 국군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 공비의 음모도 완전히 분쇄될 것입니다. 그들은 마지막 숨을 몰아쉴 기회조차 없을 것이며, 그들이 가졌던 모든 환상은 물거품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동북방면에서도 공비가 여러 차례 대규모 공세를 발동하였습니다. 그러나 동북의 영토주권을 보위하기 위해 국군 전체 관병들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영용한 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국군은 동북의 영토주권을 완전히 수복할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이상 목하 공비 토벌 군사작전의 형세에 대해 전국의 동포 여러분들에게 간략히 보고 드렸습니다.
금년도 토벌 군사작전의 중점은 공비들을 완전히 숙청하는데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군사만큼이나 정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군사방면에 있어서는 먼저 공비의 有形 역량을 철저히 소멸시키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이어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공비를 모두 소탕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며, 공비 숙청을 손쉬운 일로 간주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다만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금년 내에 공비의 유형 역량을 완전히 소멸시킬 것이라는 점입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공비 잔당 숙청은 공비의 유형 역량을 소멸시킨 다음에 시작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비의 유형 역량과 각지에 흩어진 잔당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국군의 衣食이 충족해야 합니다. 무기와 병력이 충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국의 동포 여러분과 정부가 힘을 합하고 각자의 직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8년 항전의 정신을 계승하여 돈 있는 사람은 돈을, 힘 있는 사람은 힘을 공헌해야 합니다. 동포 모두가 감란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고, 건국을 목표로 삼아 희생을 감내해야 합니다. 각처에 잠복하여 암약하고 있는 공비 ‘지하조직’을 철저히 분쇄하기 위해서는 특히 동포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는 공비라는 화근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유일한 방도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중차대한 임무를 완수할 책임이 있습니다. 민중의 역량을 결집시켜 건전한 지방 자위조직을 건립하고 곳곳에 방어선을 구축하여 공비 잔당이 활동할 공간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공비들이 침투할 여지가 없도록 철저한 방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공비 잔당이 한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게 하여 생존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거국일치하여 전체 동포들이 힘을 합치고 여기에 군사·정치·사회·경제·교육·문화 각 방면이 상호 호응한다면 나라를 지키고 향토를 지킬 수 있습니다. 아무리 흉포하고 완강한 流寇와 도적의 무리도 일치단결한 민중의 偉力을 이기지 못하였음은 과거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근자에는 陳賡이 이끄는 공비 무리가 宛西(하남성 서부지역)의 민간 자위조직에 막혀 거의 전멸할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애국동포들을 고무시키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까지는 공비 토벌 군사작전의 형세와 원활한 군사작전 수행을 위한 필요전제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으로, 동포 여러분들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경제방면 위기의 주된 원인, 경제안정을 위해 국가가 마땅히 취해야 할 방침, 경제안정을 위해 인민이 가져야 할 인식과 노력은 무엇인지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동포 여러분들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지금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위기는 공비집단이 의도적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만약 우리 일반동포들이 사사로운 욕심에 사로잡혀 경각심을 갖지 못한다면 공비의 의도대로 경제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비들은 쾌재를 부르게 될 것이고, 국가와 인민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8년간의 장기항전을 거치면서 국가의 원기가 손상될 대로 손상되고, 생산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항전에서 승리하자마자 공비들은 반란의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습니다. 지난 이년간 공비들은 도처에서 復員을 가로막고 接收 진행을 방해하였습니다. 도처에서 공장과 광산을 파괴하고, 사회질서를 파괴하기에 급급하였습니다. 겨우 맥을 이어가고 있는 농촌의 숨통을 끊어놓고, 상업시장에 침투하여 교란을 일삼았습니다. 상업계의 파렴치한들을 이용하여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투기와 매점매석을 조장하였습니다. 밀수를 자행하고, 세금을 탈루하며 금융시장을 교란하여 경제위기를 심화시키고 경제기초의 완전한 파괴를 획책하였습니다. 우리 일반 동포들은 공비의 사악한 음모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오히려 부지불식간에 공비의 조력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날로 심해지는 국가의 경제위기를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로 치부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도시에 거주하는 비정상적인 심리를 가진 동포들 사이에 특히 심하였습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경제를 파괴하고 국가에 위해를 가하여 민생을 질식시키려는 공비의 죄악과 궤를 같이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더욱 분명히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고자 합니다. 전쟁 전과 전후 물가상승률에 비해 우리나라의 통화발행액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전쟁 전후 통화발행액 증가율은 물가상승률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3배 이상 물가가 상승한 것은 상업시장에 투기와 매점매석이 만연하여 나타난 결과입니다. 무슨 연유로 물가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되었을까요? 동포 여러분! 감히 말씀 드리건데, 우리는 지금 이 경제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공상업계가 공비의 기만선전에 현혹되지 않고 바른 정신을 유지한다면, 정부의 경제정책을 성심으로 옹호한다면, 충분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피부가 없는데 어찌 털이 자랄 수 있겠느냐’는 옛말이 있습니다. 오직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은 국가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자살행위와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각 대도시의 공상업계는 최저한도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나라를 구하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경제를 안정시키고자는 정부의 노력에 성의껏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폭리를 탐한다면 이는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이익에 반하는 길을 걷는 것입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즉시 불합리한 생활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일확천금을 좇는 비정상적인 심리를 버리고 근검절약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공을 위해 사를 버려야 합니다. 공비집단을 숙청하고 통일건국을 이룰 수 있도록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생산을 증가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각자의 양지를 떨쳐야 합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각자의 능력과 재력을 동원하여야 합니다. 국가의 금후 경제정책과 경제조치는 전적으로 감란건국의 요구에 맞출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의 요구와 이익에 부응하도록 할 것이며, 국가의 장기적 자력갱생의 요구에 맞출 것입니다. 이후 투기적 폭리를 취하기 위해 사심을 드러내거나, 각종 구실로 국가의 동원법령과 경제정책을 파괴하려는 자는 그에 상응하는 법률적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사회적으로도 유력한 제재를 받게 될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이 낭비를 죄악시하고 근검절약을 생활화 한다면, 금융안정과 생산증진에 노력한다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충분히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광대한 국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산은 풍부하며 인구도 많아 노동력도 충분합니다. 경제기초가 튼튼하기에 목전의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리라는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민생건설을 추진할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생이 안정되면 경제를 파괴하려는 공비의 음모도 자연 파괴될 것입니다. 동포들의 생기를 두절시키고 망국멸종을 획책하는 공비의 음모도 분쇄될 것입니다.
전국의 동포 여러분! 우리는 지금 국가의 우환과 치욕이 얼마나 깊고 무거운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공비의 변란이 국가와 민족에 얼마나 해독을 끼치고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민족적 위기의 해결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인식하고 각오를 굳게 다져야 합니다. 공비 점령구역에서 신음하고 있는 동포들의 고통을 같이 나누어야 합니다. 공비 치하에서 탈출하여 돌아갈 곳 없이 이곳저곳을 떠도는 동포들의 참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공비 토벌작전 과정에서 희생된 국군장병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절대다수 농공 생산대중의 땀 흘린 노력에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자손만대의 행복을 위해, 항전승리의 성과를 보전하기 위해, 민족부흥과 국가통일을 이루기 위해, 민주헌정의 순조로운 실시를 위해, 우리 전체 동포들의 안거낙업을 위해, 우리 모두 깊은 책임감을 갖고 뜨거운 동포애를 발휘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상부상조해야 합니다.
건국을 위한 총동원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감란 국책을 옹호하고 자위무력을 강화하여 사회질서를 공고히 하고 경제안전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국가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비를 박멸하여 통일부흥의 장애를 제거해야 합니다.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백절불국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근검절약을 생활화하고 성실하고 용맹하게 전진한다면, 짧은 시간 내에 감란구국의 신성한 시대적 사명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국가의 광명한 앞날을 개척하여 통일, 독립, 평등, 자유의 삼민주의 신중국을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모두가 발전된 내일을 위해 매진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出典 : 『總統蔣公思想言論總集』 卷32 書告, 190-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