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회에서 행한 레드포드 제독의 증언에 찬성
이승만
1956년 5월 10일
일방적으로 이행되는 휴전은 휴전이 아니라 함정인 것이다. 한국전쟁은 1953년 10월에 일단 그 전투가 중지되었는데 이는 쌍방으로 하여금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노력은 90일 내에 행해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산측은 휴전을 이용하여 파손된 군기와 군물을 복구하는 한편 즉시 불법적인 군비 증강에 착수하였다. 한편 유엔군은 판문점 협정을 전쟁의 종식으로 간주하고 주한병력을 축감(縮減)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적의 대담한 휴전협정 위반으로 제공권(制空權)까지 상실하게 되었다. 미 공군은 바로 휴전경계선 북방에 새로이 건설된 비행장들에 불법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소련제 MIG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여 일본과 오끼나와로 철수하였다.
공산측은 유엔군이 휴전협정의 모든 조항을 세심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폴란드인과 체코슬로바키아인들이 끼어있는 중립국 감시위원단의 구성원들이 그들의 간첩이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스웨덴 측 위원들은 이들 공산국가 대표들이 북한에서의 진정한 감시를 방해하기 때문에 동 위원단은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항의하여 왔다. 그들은 또한 그들의 임무를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임시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미 하원외교위원회에서 행한 레드포드 제독의 증언을 환영하는 바이다. 만약 휴전협정이 그 위반자를 처벌할 것을 규정하지 않는다면 한편이 고의로 그것을 무시하는 경우에는 그것은 효력이 없는 것이다. 공산 측의 휴전협정 위반은 각각으로 우리의 위험과 재한미군의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 휴전협정이 철폐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공산침략에 대비할만한 국방력을 건설할 수가 없다.
민국정부는 앞서도 누차 이와 같은 경고를 발해왔지만 우리는 천연이 아니라 보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다시 한번 말하고저 한다.
레드포드 제독은 미국에 대한 세계의 인식이 혼란된 것은 언론에 그 책임이 있는 것 같이 시사하였으나 나는 그것이 미국의 우유부단(優柔不斷)에 그 책임이 있다고 본다. 미국의 우유부단과 천연정책(遷延政策)은 이미 자유세계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으며 아세아 인민들에게 좋지 못한 심리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신망을 회복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정세는 스스로 해결될 수는 없다. 우리는 공산당이 음흉한 해결방안을 우리에게 강요해 오기 전에 먼저 해결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공산당은 지금 각처에서 침략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모스코바에서 지령이 내려오기까지는 사격전을 재개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에서 중립국 감시위원단을 몰아낸다 해서 전투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며 휴전협정에 의하여 공산 측에 넘어간 전략적 지역인 옹진반도(甕津半島), 한강하류 지역과 개성의 반환을 요구한대도 전투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공산 측이 전적으로 무시해온 휴전협정의 무효를 선언한대도 공산 측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 애호인들의 계속적인 협조와 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치는 급속이 취해져야 한다.
나는 레드포드 제독의 주장이 한국문제의 해결을 지연시켜온 침체상에 대한 경고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안위뿐만 아니라 우리 우방들의 안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3, 공보실,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