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불법적 평화조약 체결

 

-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외무장관 박헌영의 성명서 –

평양, 9월16일 (타스). 어제 조선중앙통신국은 일본과의 불법적 <평화조약> 체결과 관련하여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외무장관 박헌영의 성명서를 보도했다.

성명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미국과 그 위성국들이 올해 9월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체결한 일본과의 별도 평화조약에 대하여 강력히 항의한다.

<평화조약>이라는 이름의 이 불법적 문서는 아시아 인민들에 대한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전쟁을 더욱 확대하는 가장 위험한 조치이다. 이 합의는 부활한 일본의 군대를 합법화하고 이를 강화하며, 일본 군국주의의 힘을 이용해 아시아의 민족해방운동을 진압하고 소련과 중화인민공화국이 무너지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미정부는 잘 알려진 국제협정을 위반하고, 일본의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여러 번 일본에 침략당한 경험이 있고 일본의 비무장화와 민주화에 기득권을 가진 두 강대국인 중화인민공화국과 소련의 참여 없이 일본과 협정을 준비하고 체결했다. 그러나 아시아 평화의 중요 구성원인 소련과 중국의 참여 없이는 일본과의 진정한 평화정착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현명한 자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인도와 버마와 같은 아시아의 대국들 역시 샌프란시스코 회의 직전 미-영 조약 초안을 거부하고 일본평화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일본과의 평화조약 작성권을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례없는 치욕스러운 <평화회의>를 벌인 뒤 아시아가 반대하고 비난하는 일본과의 평화조약을 위성국들에 강요했다.

포츠담선언과 달리 이 합의에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어떤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본을 무장시키고 평화를 사랑하는 아시아 제민족에 대한 공격적인 전쟁에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제민족, 특히 한국인들에 대한 공개적 위협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위>를 보장한다는 구실로 일본의 유명한 침략의 대가들에게 육해공군을 부활시키고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미 지배층은 아시아 강탈 계획에 이 군사력을 이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미국은 한국 침공 초반부터 일본의 물적, 인적자원들을 활용했다. 이제 미국은 일본과 개별 평화조약을 맺은 후 서슴없이 행동에 나섰고, 공개적으로d일본을 이용하여 한국을 강탈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한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범죄적 계획은 침략자들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결심한 우리 민족과 전 세계 평화주의자들의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웃 국가인 일본 영토에서 불법적인 평화협정의 그늘 아래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적 무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민족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위 조약과 동시에 체결된 미일 군사협정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통제를 강화하고, 아시아 제민족을 노예화 할 목적으로 새로운 해군, 공군 기지를 건설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성명서에는 계속해서 다음의 내용이 담겨 있다: 미일 제국주의자들의 이번 협정은 주로 그들이중국 침략을 위한 군사적 발판으로 여기는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 한민족은 40년간 일제 치하에서 고통 받았고, 현재 이들은 카이로선언에 명시된 자유와 독립을 위해 영웅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적 의무를 위반했다. 그들은 조선의 독립을 보장하기는 커녕 조선을 피로 물들여 파괴해 버렸다. 조선인민을 노예화 하려던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지금 미제국주의자들은 조선의 최대 적인 일본 제국주의를 선동하여 조선인민을 다시 공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포츠담선언에서 예측한 일본의 민주화를 논할 수 없다.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과 미국 점령이 지속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일본 내에서 파시스트 반동주의가 완전히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조약의 영-미 작성자들이 일본 국민에게 엄숙히 약속했지만 현재는 아무것도 관련 조항이 남아있지 않은 즉, 민주적 권리보장이라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침략행위를 계속하기 위해 미국은 국제협정과 기타 의무를 무모하게 위반했다. 특히 미국은 그

들이 점령한 대만과 펭굴리다오 제도,  파라셀 군도, 그 외 법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주인인

영토의 반환을 거부했다. 이러한 <평화 조약>과 미일 군사협정이 일본 국민을 포함한 아시아

제민족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평화의 정착이라는 과제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 문제에 있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정부는 중국과 소련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샌프란시스코조약은 평화의 조약이 아닌 전쟁준비 조약이다. 소련 대표가 샌프란시스코 회의에서 지적했듯이, 이 조약은 평화조약이 아닌 일제의 침략에 가장 큰 고통을 받은 아시아와 극동 국가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조약으로, 극동에서 이웃국가들의 평화적 존립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일본 제국주의의 부활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은 조선인 전체의 단합된 의지를 표명하면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의 체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해당 조약이 불법이며 무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