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유엔군 장병에게 성탄절 멧세지
이승만
1957년 12월 25일
변함없이 찾아오는 즐거운 성탄절의 기적을 또다시 맞이하여 유엔의 은인들이 우정을 가지고 계속하여 이 땅에 머물러 있는 것을 우리는 무엇보다도 경축하는 바입니다.
이와 같은 관계는 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세계가 절실히 요구하는 인도정신의 빛나는 귀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헌신적인 봉사의 정신이 이 땅에서 유례없는 국제적 규모로 발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성탄절은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16개 유엔국가의 용감한 청년들이 신속히 내원하여 사상 처음으로 집단 안전보장의 진정한 의미를 행동으로써 표시한 이래 일곱 번째로 맞이하는 성탄절입니다. 자유의 대의에 대한 그들의 절대적인 헌신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우리의 신생 민국을 파멸과 노예화로부터 구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멀리 바다를 건너 우리를 도우러 온 그들은 언제나 위대한 인간성을 발휘하여 무법한 침략에 희생된 사람들을 구호하는데 우리와 함께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이 자유의 전초기지에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유엔의 친구들은 그들 스스로가 세계의 희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위신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암흑이 깃들일 여지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소란한 지구상에는 불길한 암흑이 전율할 만큼 널리 퍼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빛은 언제나 여명처럼 암흑을 정복하는 것입니다. 악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빛나고 있는 진리의 광명 앞에 드디어는 사멸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멀리 가정과 사랑하는 사람을 이별하고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성탄절을 보내는 유엔의 여러분은 자유 세계의 급진적인 단결에서 분명히 싹트고 있는 여명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영원한 은인입니다. 물론 우리는 물질로서 여러분의 은혜에 보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위하여 우리는 모든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감사와 우애를 표하며 앞으로 우리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여러분과 더욱더 굳게 결속해 나갈 것을 맹서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신하여 유엔 전장병과 남녀 직원 전원에게 충심으로부터 성탄절과 신년 축하를 드리는 바입니다. 여러분 개개인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3, 공보실,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