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상에 대하여

 

이승만

1949년 9월 20일

 

한일 양국 간에 다 충분한 통상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할 줄로 생각되나니, 일본과 연합국 사이에 평화조약을 체결하기 전에도 경제상 조약을 토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패전하고 대한이 해방된 후로 잠상잠매(潛商潛賣)의 불법의 교통을 막기 어려운 결과로 두 나라의 상업상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근자에 스캪을 통하여 임시에 통상의 길을 열어 놓았으나, 그 효과가 심히 불충분한 것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본과 연합국 간에 평화회의가 언제 될넌지 알 수 없는 중이나, 이 두 나라 사이에 경제상 연결이 있어야할 것은 날로 긴절히 깨닫게 되는 중이다.

350년 전 히데요시(秀吉) 전쟁과 또 지나간 40년 동안 당한 쓰라린 경험으로 오래 전부터 유래한 악감을 잊어버리려면 많은 재능을 요구하는 터이나, 두 나라 국민에게 경제적 복리가 될만한 임시적 협약이 있어야 할 것은 다같이 인증하는 바이다. 우리가 알기에는 일본이 다시는 침략적 강국이 되기를 허락치 않을 터이라 하니 이웃된 나라들이 일본을 꺼리거나 의심할 것이 없는 것이다.

민국정부는 언제던지 스캪을 통하여 일본정부와 무역상 상당한 협약으로 토의하기를 주저치 않을 것이니, 이 목적으로 회의를 열게 되면 언제나 대표를 파견할 것이요, 이런 회의가 조만간 있어야 할 것은 이 두 나라의 이왕에나 장래에나 접근한 이웃이 될 이유이다.

국제상 평화담판이 작정되어 아세아(亞細亞) 모든 나라 중에 어떤 지위를 가지게 될 때까지이 두 나라 사이에 경제관계로 무역통상에 관한 협약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