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장 협정과 국군의 증강, 전(全) 미국시장회의에서 녹음연설
이승만
1952년 5월 19일
친애하는 시장 제위(諸位)와 신사숙녀 여러분 본인이 직접 이 자리에 나올 수 ㅇ벗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이와 같이 초청하여 주시는 동시에 더군다나 말까지 하여 달라고 하신데 대하여 본인은 무한히 감사하는 바입니다.
본인이 바라는 것은 우리들이 모다 한자리에 모여서 한국에 대한 공산침략으로 말미아마 발생된 여러 가지 세계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현재 당하고 있는 비극적인 투쟁의 이면(裏面)에 있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백주(白晝)에 폭로시키므로서 괴뢰들이 숨어서 하는 짓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십 개월이나 끌게 된 정전회담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들 마음에 다같이 생각나는 것은 즉 만약에 공산측이 진실로 평화를 원하고 정의와 안전을 위한 정전을 원하였다면, 정전회담은 이미 지나간 시일의 반을 가지고서도 능히 성립되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정전회담이 시작되었을 때 공산침략자들은 계속적인 패퇴를 맛보고 있던 만치 자기네들이 전투부대로서의 힘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읍니다. 그런데 그들은 정전회담이라는 것이 개시되어서 또다시 충분히 군력을 보충할 수 있게끔 된 것입니다. 그 당시의 군사적 사태와 현재의 사태와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읍니다. 그러나 적의 세력이 강해졌으면, 또 그만큼 우리의 군력도 강해져서 적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읍니다. 적은 교묘한 지연작전을 통해서 자기네들의 침략군을 다시 강화시켰읍니다. 그러나 이동안 한국군을 한편으로 밴프리트 장군의 우수한 지도 밑에서 처음으로 충분한 훈련과 장비를 가지게 되었읍니다. UN군 자체도 이와 보조를 같이 하여 크게 증강된 것이 사실입니다.
공산측이 허위의 평화제안을 한 목적은 자기네들의 길을 막고 있는 UN군의 사기와 군사력을 약화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목적은 실패하고 말았읍니다. 그들이 정전이라는 백기(白旗) 뒤에서 힘을 모았다고 하면, 우리 역시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힘을 주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전투를 재개한다는 것은 다시한번 대 손해를 당한다는 것이 됩니다. 그들은 이것을 알고 있는 만치 가진 지연술을 다하여 가지고 자유세계의 결속을 약화시키려고 하고 있읍니다. 이 점에 있어서도 자유진영은 더욱 더욱 힘을 합하여 적의 의도를 분쇄하여 버려야겠읍니다.
공산진영의 모든 정책은 크레므린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소수의 전체주의 독재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반란을 이르키고 침략을 감행하는데 지휘를 하고 있읍니다. 오직 소련의 정치국(政治局)만이 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전체주의적 반란사건을 지도하고 있읍니다. 아세아(亞細亞)에서 침략과 구라파(歐羅巴)에서의 위협은 다 그들의 소행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조직을 가진 공산세력은 세계의 자유를 전복시킬 계획을 하고 있읍니다. 계급 없는 사회와 국경 없는 세계를 만든다는 허울 좋은 기치(旗幟) 하래서 실은 그들은 전 인류를 전체주의적인 공산주의의 힘으로 강압할려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 자유진영은 이와 같은 사태에 직면하고 있읍니다. 우리들은 이 현실을 망각하여서는 안됩니다. 트루만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이런 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1947년 트루만주의라는 이름 밑에서 이미 공산세력의 팽창을 조지(阻止)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것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들의 신념과 또한 이와 같이 평화를 위한 정책에 대한 지지는 마츰내 1950년 공산침략이 발생하자 이를 막는데 큰 힘이 되었으며, UN은 결속되고 53개 국이 우리들을 도웁게까지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무한한 대가가 지불되었읍니다. 인류의 자유를 위하여 희생된 미군인의 수효는 십만 칠천을 넘고, 한국이 치른 이적 손해는 백만을 넘습니다. 집을 잃은 자는 팔백만이나 되며, 우리가 사랑하는 땅은 역사상 처음 보는 대재화(大災禍)를 당하였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될 날은 요원한 것입니다.
공산주의에 대하는 자유국가의 태도는 다 각기 다른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공산측의 침략이 표면화해지자 자유세계는 완전히 결속되었읍니다. 공산진영은 자유진영이 평화와 독립을 존중하는 특징을 이용하여 가지고 자기네들의 야망을 달성하고자 한 것입니다.
“분열시킨 후 정복하여라.”라는 것은 침략자의 철칙입니다. 따라서 크레므린은 자유세계의 국가들을 하나 하나식 정복하여갈 작정입니다. 그들이 믿는 것은 일국에 대한 침략에 대해서 자유세계 전체가 궐기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었읍니다.
자유세계가 소련을 믿고 한국을 분해시켜 놓았을 때 우리는 그것을 그저 받아드릴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 결과 우리들은 공산측이 북한과 중국에서 한 실제적인 행동을 잘 보아왔읍니다. 그들은 결국 군사력을 증강하여 가지고 우리를 침략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 여기서 타협을 한다면 그것은 다른 지역에 있어서의 공산침략을 조장할 다름입니다.
공산침략은 우리가 그것을 완전히 패퇴시키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패퇴하는가 둘 중이지 그 사이에 타협적인 해결책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구십만이나 되는 공산군이 북한에 남아있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히 공산측의 승리일 것입니다. 그렇게 놓아둔다면 공산측은 더욱 더욱 힘을 얻어가지고 다른 나라에 까지 손을 뻐치게 될 것입니다. 공산세계의 압박 아래서 지내온 사람들은 점차 공산주의라는 것이 절대로 패하지 않고 결국 세계를 정복하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믿게 되고 있읍니다. 이에 따라서 또한 공산주의국가 주변에 있는 국가들은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게 되었읍니다.
본인은 지금까지 정전이 성립하게 된다면 세계는 어떠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야기 하여 왔읍니다. 그러면 이번엔 한국인의 입장은 어떠한지 말하겠읍니다.
첫째 본인은 여러분이 현재 북한에서 살고 있는 칠백만 한국인을 생각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끈기 있게 공산압제자들과 싸워 왔읍니다. 그들은 UN군이 공산침략군을 물리치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실제는 어떻습니까? 북한군은 패퇴하였읍니까? 아닙니다. 그 대신 백만이나 되는 중공군이 북한 땅에 들어와서 사람을 죽이고, 사람들을 굶기고 있읍니다, 이제 그들은 죽느냐, 그렇지 않으면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느냐 하는 기로에 서있읍니다. 만약에 죽지 못하여 공산당 말에 응하게 되면, 그들은 틀림없이 군대로 편성되어 가지고 적색교양(赤色敎養)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일단 그들이 공산주의자가 되면 언제 다시 공산주의를 버릴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까? 이렇게 되면 수백만의 인민을 또다시 강제로 공산세계에 몰아넣는 것이 되지 않읍니까? 이렇게 해서 중공군의 후원을 받고 강해진 공산군을 어떠한 방법을 써서 격파하고, 한국을 통일 시키는 동시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읍니까?
둘째로 우리들은 여러분이 두개의 세력으로 인하여 분해된 한국을 생각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도대체 한국의 영토분할이라는 것은 불법적인 처사였읍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미국과 소련이 다 각각 저야 할 것입니다. 판문점(板門店)에서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은 정전이 실현되는 날에는 시초부터 불법적인 분할을 다시금 국제적으로 시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한국의 땅이 아니라 중공 영토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언제 누가 평화적으로 이들 공산군을 한국 땅으로 부터 쫓아낼 것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판문점에서 어떠한 종류의 정전이던 여하간 정전을 성립시켜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잇읍니다. 우리들은 거기에 협력하여야 된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는 그것을 반대하랴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미국이 베풀어 준 원조를 감사하는 의미에서라도 우리들은 미국의 정책을 지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태평양의 평화를 유지할라면 어떠한 광범위한 지역적 협정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동양에 있어서의 전반적인 평화를 위하여 우리는 이미 미국정부에 요청하기를 미국과 호주, 비율빈(比律賓) 급(及) 일본과 신서란(新西蘭) 사이에 체결된 바와 같은 협정을 맺고자 하였읍니다. 여러분은 이 점을 명백히 이해하셔야 될 줄로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협정이 급속히 체결되지 않으면 태평양 제국은 머지않아서 공산진영의 침략세력 앞에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한국은 공산주의를 막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점입니다. 만약에 여기서 막지 못한다면 공산군은 마츰내 점점 더 힘을 얻어가지고 수백만 명의 인민을 노예화하고 말 것입니다.
자유세계의 이러한 결정적인 투쟁에 있어서 한국은 최대의 공헌을 할 용의가 있읍니다. 우리는 공산당이 어떠하다는 맛을 싫도록 보았읍니다. 한국 땅 위에서 UN군은 그 역사적인 집단 안전행동을 최초로 취하였던 것입니다. 현 사태 하에서 한국이 한 국가로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본인은 미국에 대하여 안전보장협정(安全保障協定) 체결을 요청한 가운데서 한국군을 그 수에 있어서나 장비에 있어서나 적어도 일본이 가지게 될 군대와 동등하게 하여야 된다고 말하였읍니다.
이와 같이 안전보장협정의 체결과 한국군 증강을 요청한 이면적(二面的)인 제안을 통해서 우리들은 미국민의 부담을 덜을려 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재정적으로 절약이 될 뿐 아니라 군인의 생명도 희생시키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총을 한 자루 준다는 것은 미국 청년을 한사람 살리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요청이 실현되지 않는 한 여하한 정전이 성립되든지 간에 그것은 결코 한국 장래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극동 전체를 위협 하에 두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아마 이 세계에서 한국민처럼 전쟁을 증오하고, 평화를 구하는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쓸떼 없는 약속을 믿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지는 않읍니다. 적이 잔인한 침략성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편이 적보다 더욱 굳은 결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평화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읍니다. 침략이라는 것은 그것이 일부나마 성공하였을 때 그것을 방치하여 두므로 인해서 마츰내 큰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입니다. 침략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이 아직 조그마한 상태에 있을 때 없애어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1950년 한국에 대한 공산침략이 발생하자 UN은 큰 용기를 가지고 현실의 중대성을 자각하게 되었읍니다. 그들은 한국의 통일을 주장하는 한편, 중공을 침략자로 단죄(斷罪)하였읍니다. 자유세계가 공동으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서는 당연히 취하여야 할 길이었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이를 완전히 구축(驅逐)치 못하였읍니다. 우리들은 강한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싸워야만 세계평화를 획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주저하고 타협한다면, 평화는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1950년에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을 1952년에 와서 잊어버린다는 것은 안됩니다. 세계의 안전과 자유라는 것은 절망을 통하여 포기하여 버리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것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결속하여가지고 최후의 승리를 얻고야 맙시다.
(『대통령이승만박사담화집』, 공보처,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