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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서유기>에 열광하는 중국인들, 대체 왜?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한국도 부패지수 D학점 '낙제' 수준
<서유기>는 중국 고대의 판타지 소설이다. <서유기> 최초의 판본이 명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미 400년이나 묵은 작품이다. <서유기>는 <삼국지연의>, <수호전>, <홍루몽>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 4대 고전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은 21세기인 오늘에도 <서유기>를 사랑한다.
2015년 텐샤오펑 감독의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은 2024년 2월까지 9.5억 위안(한화 약 1755억 원) 이상의 흥행수익을 얻었다. 서유기의 캐릭터인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나타를 주인공으로 하는 "나타지마동강세"는 2019년 개봉한 이후 2023년 12월까지 46.57억 위안(한화 약 8606억 원) 이상의 흥행수익을 얻었다.
서유기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물론 서유기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때문이다.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그리고 삼장법사는 물론이고, 주로 악역을 맡는 다양한 서브 캐릭터가 등장한다. 힘이 센 손오공, 욕심이 많은 저팔계, 고집이 센 사오정, 그리고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삼장법사는 불교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모험은 욕구나 충동을 다스리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창춘대학의 진하이펑(金海峰)교수는 중국인들이 <서유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사대명저인 <삼국지연의>, <수호지>, <홍루몽>과 달리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극보다는 희극이 중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유기는 정의가 언제나 승리하고, 선이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 스토리이다. 손오공을 비롯한 서유기의 캐릭터들은 현실에는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기이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맞서 싸우는 악은 현실에 존재하는 부정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서유기의 스토리 속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한다. 손오공과 친구들이 올바름을 상징하는 삼장법사의 가르침을 받아 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실현할 때마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간접적 쾌감을 느끼게 된다. 중국인들이 사회가 가장 부정의하다고 느끼는 이유에는 부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