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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구성원이 저술한 도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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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붉은 아시아, 지리상의 발견
동아시아 냉전의 재인식, 역사상의 재발견

‘죽의 장막’ 너머의 1945-1991,
잊혀진 절반의 동아시아사


20세기 세계냉전사는 흔히 ‘미국vs.소련’ ‘서구vs.동구’ ‘자유주의진영vs.사회주의진영’ 구도로 발설되고 전자들의 일방적 승리로 귀결된다. 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이 공식을 ‘역사의 종언’이라는 선언으로 발 빠르게 추인함으로써 스타 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이 책 《붉은 아시아》가 들여다볼 냉전기 동아시아의 풍경들은 지금껏 알려진 양상과는 판이한 또 다른 역사의 존재를 암시한다. 저자 이병한은 책의 표제가 가리키는 지리-역사 공간에서 벌어진 ‘다른 역사’를 살핌으로써, 동아시아 냉전사의 재인식을 도모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붉은 아시아’는 “서구와 극동 사이에 위치한 광역의 시공간”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까지, 캄보디아부터 스리랑카까지, 인도양부터 몽골 초원까지 온통 붉었던” 1945년에서 1991년까지 동아시아 사회주의진영을 가리킨다. 당대 붉은 아시아는 미국은 물론 소련과도 문화적·정치적·군사적 일전을 벌였고, 이념·진영과 무관하게 주변국과 교류를 회복하고 이어나갔다. 요컨대 붉은 아시아에서 벌어진 대결의 축은 ‘자유주의 대 사회주의’가 아니라 ‘패권 대 반패권’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전 세계 1/3에 달하는 지정학적 공간에서 벌어진 이 같은 이변 혹은 반전(反轉)을 살피는 일은, 상대적으로 사회주의진영의 역사에 소홀했던 동아시아사를 온전히 복구하는 방편인 동시에, 냉전 구도의 연장선에서 오늘날 세계 판도를 G2(미중 양극 구도)로 바라보는 세계인식에 일정한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1945-1991 붉은 아시아’를 세계의 ‘오래된 미래’로 들여다볼 만한 까닭이다.

‘동방’,
붉은 아시아를 읽는 눈


붉은 아시아의 냉전상을 남김없이 살피기 위해 이 책이 제시하는 푯말은 ‘동방’(東方)이다. 저자가 전작들-《반전의 시대》와 《유라시아 견문》 3부작-에서부터 일관되게 강조해온 개념이기도 한 ‘동방’은, 전작들의 학문적 토대라 할 이 책에서 보다 정교하게 구현된다. 동방이란 서세동점과 함께 밀려온 제국주의에 물들기 이전의 중화세계질서, 다시 말해 번부·조공·호시라는 중층적·복합적 체제를 기반으로 대.소국 간 현실적 힘의 차이는 인정하되 각국의 독립성과 자주성 또한 존중했던 수평적 지역질서의 발전적(근대적) 계승을 뜻한다. 이는 19세기 이후 동아시아에 이식된 제국-식민체제와는 분명히 구별되며, 2차세계대전 이후 미소 패권국-동맹(위성)국의 종속 체제와도 다르다. 이렇듯 저자는 서구(西歐)는 물론이요, 서양의 타자적 개념으로서의 동양(東洋), 소련으로 대변되는 동구(東歐), 일본이 자임한 동아(東亞)와도 분명히 구별되는 지리-문명적 개념으로서 ‘동방’을 제안하고 동아시아에서 이행된 일련의 반제국주의적 근대화 및 탈냉전 움직임을 ‘동방화’로 규정한다. 나아가 동아시아 냉전상을 전통적 지역질서를 계승한 동방과 당대 세계 냉전질서의 대결과 길항, 각축으로 재편해낸다.

동방과 동구의 각축,
재중화와 탈중화의 길항


판이한 두 질서의 대결 양상은 붉은 아시아 전역에 걸쳐 일어났다. 중국은 한반도의 항미전쟁과 인도차이나의 항법·항미전쟁을 지원하는 한편, 중소분쟁을 통해 동구와도 대결했다. 여기에 가네포와 AA(아시아·아프리카)운동을 주도함으로써 동아시아 사회주의진영의 대표로 우뚝 섰다. 이 시기 마오쩌둥이 추구한 삼개세계론·평화공존5원칙·중간지대의혁명 등의 외교적 기치는 ‘복합성’과 ‘포용성’이라는 동방의 정신을 대변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런 동방 문명의 역동성을 중국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재차 ‘제국’의 모습으로 기울게끔 만든 문화대혁명은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였다. 베트남 역시 세 차례의 인도차이나전쟁(항법전쟁·항미전쟁·인도차이나 내전)을 거치며 각각 호찌민과 레주언으로 대표되는 동방화와 제국화 사이를 이리저리 방황했다. 후자의 흐름에 소련의 입김이 작용했기에 이 또한 동방과 동구의 길항이었다. 북조선이 친소와 친중을 오가는 동안,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중심의 AA운동과 동구에 기반한 비동맹운동을 넘나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결의 전선이 좌우(左右)가 아닌 고금(古今)에 있음을 간파한 저자는 중화세계질서의 구심력과 원심력에 빗대 ‘재중화’(탈냉전)와 ‘탈중화’(냉전)의 길항으로 설명한다. 동방과 동구, 재중화와 탈중화의 교직이야말로 동아시아 냉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붉은 아시아의 유산,
‘다른 백 년’을 위한 세계 판도의 재인식


붉은 아시아에서 벌어졌던 반세기의 각축은 또한 ‘다른 탈냉전’을 낳았다. 우선 ‘역사의 종언’이 무색하게 중국·베트남·북한·라오스 등 동아시아 사회주의국가들은 제각기 정체성을 간직한 채 살아남았고, 주변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루었거나 도모하고 있다. 한편 세계냉전의 승자였던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일본·대만·한국)은 아직까지 그 종속성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동아시아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일찍이 ‘붉은 아시아’가 미국과 소련이라는 당대 G2의 패권전략에 저항하며 유라시아의 동서남북을 새로이 이어보고자 펼쳐온 다양한 시도들이다. 이는 단순히 동아시아 지역사 차원을 넘어, 오늘날은 물론 앞으로의 세계를 단순히 미중 패권 경쟁 구도로 수용·인식하는 풍조에 균열을 일으킬 만한 역사적 유산이다. 그 균열이 현실화할 때, 이 책이 발굴해낸 붉은 아시아의 가치는 ‘지리상의 발견’을 넘어 ‘역사상의 재발견’에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여는 글 장막 너머, ‘붉은 아시아’를 돌아보는 까닭
동아시아 없는 동아시아 15
또 하나의 동아시아 21
동아시아 냉전의 재인식을 위하여 25

1 냉전의 역사학: 신냉전사와 신중국을 중심으로
역사학으로서의 냉전연구 33
냉전과 (구)냉전연구 37
탈냉전과 신냉전사 40
중국학계의 신냉전사: 배경 43
중국학계의 신냉전사: 성격 51
중국학계의 신냉전사: 비평 57
탈서구와 탈중국의 눈으로 60

2 ‘동방’의 기호학: 탈중국화를 위한 중국화
신중국과 신조선 67
항미抗美와 원조援朝 72
웨이웨이: 옌안에서 동방까지 76
웨이웨이와 신조선 81
“한 덩굴에 달린 오이” | 젠더화된 유사 가족애 | 동양과 동구의 소거 | 신조선의 신중국 인식: 재再중화 혹은 주체적 중국화
웨이웨이와 신월남: 또 하나의 조선 93
“동방東方”의 기호학 97

3 스포츠와 냉전: 가네포를 아십니까?
스포츠는 정치다 105
극동대회에서 아시안게임으로 109
YMCA와 극동대회 | 네루와 아시안게임
아시안게임에서 가네포로 115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파행 | 가네포의 탄생 | ‘반둥’의 분열
중국과 가네포 128
IOC와 중국의 충돌 | 가네포라는 출로 | 아시안가네포를 주도하다
세 갈래의 아시아 137
AA운동과 비동맹운동 | 동풍: 또 하나의 아시아
스포츠와 동아시아 냉전 143

4 ‘붉은 지식인들’의 냉전: AA작가회의의 출범과 분열
두 개의 AA 149
‘타슈켄트 정신’ 만세! 153
뉴델리 | 모스크바 | 타슈켄트: ‘문학의 반둥회의’ | 포도원 결의
AA의 갈림길 164
1961, 도쿄 | 1962, 카이로 | 1963, 발리
회고와 폭로 183
모스크바의 회고 | 콜롬보의 폭로 A| A의 분열: 반둥정신과 타슈켄트정신
콜롬보의 유산: 옌안의 세계화, 세계의 동방화 195
AA문학, 세계문학, 동방문학 205

5 마오쩌둥과 삼분천하: 중간지대론과 삼개세계론
냉전과 마오쩌둥 213
중간지대론: 자력갱생의 출발 218
평화공존 5원칙: 중화세계질서의 근대화 224
중국과 아시아의 관계 재건 | 사회주의 국제주의의 재건
두 개의 중간지대론: 탈냉전의 초석 240
대혼란, 대분화, 대개조 | 두 개의 중간지대론
삼개세계론 244
혁명 수출 | 삼개세계론
차서差序: 왕도와 패도 253

6 인도차이나의 잃어버린 20년: 동구와 동방의 길항
1979, 동방의 와해 261
인도차이나: 제국의 그림자 266
대남제국과 인도차이나 | 코민테른과 인도차이나 | 반反인도차이나
1975, 동구와 동방의 각축 273
동구의 이식 | 동방의 진화
하노이의 전쟁: 호찌민에서 레주언으로 282
1954, 제네바회담 290
《중국백서》의 오류와 오해 | 제네바회담 | 베트남의 길, 중국의 길
‘불평등한 제국들’ 간의 오해 308
동아시아의 ‘탈냉전’ 315

닫는 글 ‘다른 백 년’을 위한 동아시아 냉전의 재인식
냉전과 동방 319
중화세계의 근대화: 제국주의에서 반제국주의로 326

주•334
참고문헌•382
찾아보기•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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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사상사], 조성환, 2023, 다른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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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인가, 자본주의 국가인가 현실의 모순이 가장 격렬하게 드러나는 노동문제에 관한 탐색 시장 대 계획, 민주 대 독재, 국가 대 사회라는 이분법적 대립 도식으로는 더 이상 중국을 설명할 수 없다. 과거에는 자본주의를 넘어설 가능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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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붉은 아시아], 이병한 지음, 2019,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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