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월 한국군 창설 제5주년 기념식 메시지
박정희
1970년 9월 22일
친애하는 이 세호 사령관, 그리고 주월 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은 우리 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군대가 해외에 나간지 어언 5년이 되는 국군 파월 5주년 기념일입니다.
나는 이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고국에 있는 온 겨레와 더불어 이역 만리 월남 전선에서 불철주야로 용전 분투하고 있는 장병 여러분의 무운장구를 축원하는 바입니다.
그 동안 여러분들은 그곳 월남땅에서 청사에 길이 빛날 무훈을 세우고 훌륭한 평정의 성과를 거두었읍니다.
정글에 휩싸인 험준한 산야에서, 또는 진흙과 늪으로 뒤덮은 촌락과 강하에서 전선과 후방의 구별 없이 전개되는 대호의 격전장에 여러분은 역전역승의 금자탑을 세움으로써, 월남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포화가 휩쓸고 간 파괴와 폐허의 잿더미 위에는 재건과 건설의 초석을 착실히 쌓아올림으로써, 전란에 시달린 월남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을 일깨워 주는 데 모범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오늘날 월남 국민을 비롯하여 세계의 자유민들은 여러분들의 이러한 전승의 기록과 평정 사업의 성과에 대해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내고 있읍니다.
참으로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장병 여러분들은 그 뛰어난 장거를 통하여, 월남 국민을 돕고 있는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값 있고 보람 있고 의로운 일인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일깨우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의 대결이건 간에 침략자와의 투쟁에서 최후의 승리는 반드시 자유와 평화의 편에 있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장병 여러분들이 평화의 대의를 선양하고 조국의 국위와 국군의 전통을 더욱 빛낸 그 혁혁한 공적에 대해 최대의 치하를 드리는 바입니다.
장병 여러분!
최근 월남 사태는 『파리』 평화 협상, 미군의 일부 철수, 그리고 이른바 월남전의 월남화 등 여러 가지 복잡 미묘한 움직임 속에 소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월남에 있어서 우리 자유 세계가 달성해야 할 목표는 명백합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월남땅에 진정한 평화를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이러한 우리의 성스러운 목적을 거듭 명심하고 추호도 동요됨이 없이, 가일층 분발하여 지난 5년 동안에 이룩한 불멸의 승리탑을 굳게 지키고, 평정과 건설의 성과를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당부합니다.
고국에 있는 온 국민들은 자주 국방, 자주 경제 건설에 더욱 힘써 여러분들의 승리를 힘껏 뒷받침할 것입니다.
장병 여러분의 영예로운 개선의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여러분의 앞날에 조국과 더불어 영광 있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